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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라오스

라오스 여행 - 농카이에서 비엔티엔 국경넘기

자판쟁이 2013. 3. 4. 09:07

 

동남아 여행 - 농카이에서 비엔티엔 국경 넘기

 

 

작년부터 한국에서 라오스까지 직항 비행기가 생겼다.

그전까지는 라오스를 가려면 태국이나 베트남을 경유해야만 했기에

비행기를 이용해도 라오스까지 오는데만 꼬박 하루가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직항 비행기가 생겼다고 해도 

많은 배낭여행자는 태국과 라오스를 동시에 여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직도 육로로 국경을 넘는 사람이 많다.

 

라오스는 중국, 베트남,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그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경은 아마 태국 농카이에서 건너는 곳일 것이다.

 

방콕에서 이 국경을 넘어 비엔티엔이나 방비앵까지 떠나는 버스가 매일 운행 중이다.

북부 모칫 터미널에서 라오스행 국제버스를 타도되고

카오산에서 운행하는 여행자 버스를 타도된다.

이 버스들은 방콕에서 라오스 목적지까지 바로 데려다 주는 장점이 있지만

장시간(15시간 이상) 버스에서 고생을 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그래서 나는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는 기차 침대칸을 이용해 국경을 건너기로 했다.

기차 예약은 방콕 여행사에서 수수료를 조금 주면 할 수 있고 아니면 태국 철도 홈페이지에서 직접 할 수도 있다.

 

농카이로 출발하는 기차는 휠람퐁역에서 출발한다.

태국 기차 연착에 대한 글이 많았었는데 다행히도 내가 탔던 기차는 정시에 출발을 했다.

기차에 타면 낮에는 이렇게 앉을 수 있게 되어 있고

밤에는 저걸 펴면 침대가 된다.

 

혼자서 떠난 여행이기에 조금 더 안전한 위층 침대칸으로 예약을 했다.

하지만 건장한 남자라면 아래층이 조금 더 넓으니 아래층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아래층이 조금 더 비싸다.)

 

훨람퐁역에서 농카이까지는 12시간이 걸렸는데

조금 춥기는 했지만 눈떠보니 아침일 정도로 푹 잤다.

 

농카이역에서 나오면 뚝뚝 기사들이 호객행위를 하는데

가격(보통 20~30밧)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걸어가도 되고(약 30분쯤)

걸어가고 있으면 더 저렴한 가격을 부르는 뚝뚝 기사들도 만날 수 있다.

 

출국 심사대를 통과해 국경 버스를 타고 10분쯤 가면 라오스 입국심사대가 나온다.

한국은 15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니 미화 30불만 건네면 끝이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면 이제 라오스 뚝뚝 기사들의 호객행위에 맞서야 한다.

조금 편하게 가고 싶다면 이용해도 좋고(보통 200~300밧 정도)

저렴하게 가려면 건너편에 로컬 버스 정류장을 이용하면 된다.(버스비 4000킵, 태국 밧 이용가능)

 

돈도 돈이지만 로컬 버스를 타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다.

에어컨도 없는 버스에서 땀범벅이 되기도 하지만

라오스인들의 삶을 정말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곳이 바로 이 버스였다.

 

버스에서는 생닭이 푸닥푸닥 날아다니고, 각종 농기구니 농산물이 여기저기 늘어져 있다.

 

좌석에 앉아 이 신기한 광경을 보고 있었는데 새장을 들고 타신 아주머니가 날보며 씩 웃더니

내 다리 쪽으로 새장을 밀어 넣으셨다.

아마 버스가 만석이라 더이상 놓을 곳이 없으셨나 보다.

새장 안에는 막 태어난 듯한 오리들이 들어있었는데

자리는 불편했지만 오리 구경하는 맛에 즐겁게 터미널까지 갈 수 있었다.

 

만약 서울 시내버스에서 누군가 이랬다면 나는 아마 화를 냈을것 같다.

하지만 라오스에는 먼가 사람을 웃게 하는 독특한 기운이 있었다.

그것이 아마 특별한 볼거리 없는 라오스에 많은 여행자를 불러들이게 하는 매력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