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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네팔+인도

네팔 여행 - 카트만두(kathmandu)

자판쟁이 2013. 4. 2. 21:00

 

네팔 여행 - 카트만두

 

 

 

한국에서 태국을 거쳐 네팔 카트만두로 왔다.

비행기에서 내려 간단한 입국절차를 마치고 공항을 나오니 이제부터 전쟁이구나 싶었다.

서로 자기 차를 타라며 사방에서 둘러붙는 택시 기사들 성화에 머리가 아파왔다.

 

적당히 흥정을 하고 택시에 탔는데 숙소는 정했냐며 묻는다.

아니라고 하면 타멜거리까지 가는 동안 시달릴게 뻔했기에

이미 예약을 마치고 돈까지 지불한 숙소가 있다며 적당히 둘러댔다.

여행 다니다 보면 정말 거짓말이 쑥쑥 는다.

 

카트만두 타멜거리에 도착하고 나서도 택시 기사는 계속해서 내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하고 내가 미리 점찍어 놨던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체크인을 하려니

이미 만실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한다.

 

뒤에서 이 상황을 다 지켜보고 있던 택시 기사가 이 때다 싶었는지

자기네 숙소는 바로 앞이라며 친절히 내 가방까지 들고 내려가니

못 이기는 척하고 한번 따라가 보았다.

역시 깨끗하다는 말과는 다르게 위생상태도 별로고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쌌다.

 

여기서 실랑이를 하다가는 빼도 박도 못하고 여기서 머물겠구나 싶어서

아저씨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몰래 빠져나와 한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네팔X으로 갔다.

이미 시간은 밤 11시를 넘어가고 있어서 서서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네팔X에 가니 한국말을 곧잘 하는 네팔인이 카운터에 있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네팔X 역시 6인실 토미토리 말고는 방이 없다고 한다.

우리는 두 명인데 6인실을 쓰려면 여섯 명의 돈을 내고 쓸 수밖에 없단다.

시간도 늦었으니 울며 겨자 먹기로 4명분의 돈을 내는 걸로 합의를 봤다.

 

다음날

아침을 먹으러 가는 길에 사장님이라는 분이 보이길래

왜 도미토리를 두 명이서 썼는데 네 명의 돈을 받느냐며 한마디 건넸는데

오히려 나에게 왜 네 명분을 냈느냐며 되물으신다. ;;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더 냈던 두 명 분의 돈은 돌려받고 우리는 더블룸으로 방을 옮겼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네팔 타멜 거리와 더르바르 광장 쪽으로 걸어갔다.

 

더르바르 광장 가는 길은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카메라를 꺼내는 게 버거울 정도로 사람에 치이고 치여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으로 걸어갈 정도였다.

사람이 많이 몰리다 보니 소매치기도 만났는데

다행히 뒤에 있던 일행이 소매치기가 내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려는 걸 보고 소리를 지르자 슬그머니 사라졌다.

 

네팔 사람 구경 실컷 하고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밥을 먹으려 식당에 들어갔다.

주문을 하려는데 막 영수증을 받은 건너편 테이블에서 큰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세 명의 백인들은 욕을 한 바가지 하고는 돈을 던지고 나가버렸다.

 

밥을 다 먹고 난 후에 영수증을 받으니 그들이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영수증에는 우리가 먹은 것에 15%가 곱해져 있었다. 

이 15%는 모냐고 물으니 관광 텍스란다.

그럼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느냐니까 다른 식당도 다 그렇게 받으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며

너무도 당당했다.

부글부글

이들이 이런 식으로 매일 우려먹었을 외국인이 도대체 몇 명일지..

 

 

 

카트만두에서는 안 좋은 기억만 잔뜩 안고 다음날 바로 포카라로 향했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서인지 카트만두를 벗어나기까지 한참을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속도를 못 내고 있었다.

영 달리지 못하는 버스에서 지루함이 몸서리 칠때쯤

길거리 노점에서 장사를 하는 모자가 보였다.

아이가 꽤 진지한 표정으로 돈을 세고 있었는데

엄마가 돈을 뺐자 뾰로통 입이 나와 있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나도 장사 하시던 엄마 따라 다니며 저렇게 놀았었는데..

왠지 어렸을 때 나를 보는듯해서 짠하기도 하고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기도 하고..

그리고 몇 시간 후에 휴게소(?)에 들렀다. 

 

과일이나 간단한 네팔 음식을 팔고 있길래 바나나 한 송이를 샀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외국인에게는 의례 돈을 더 받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조금 더 가서는 점심을 하라며 뷔페식 식당에 내려줬다.

대부분 사람은 메뉴를 한번 훑어보고는 근처 의자에 앉아 점심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탔던 버스는 투어리스트 버스로 500~600루피로 저렴하지만, 많이 낡은 버스였다.

조금 더 쾌적하게 이동하고자 하면 그린라인 버스(20불/1700루피)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 시설도 좋고 리조트에서 점심 뷔페도 포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차피 가는 시간은 8시간 정도로 비슷해서 나는 그냥 투어리스트 버스를 선택했다.

8시간이나 걸렸다니 굉장히 먼 거리 같지만 사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는 200km 밖에 되지 않는다.

워낙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차도 많이 밀리는 편이라 그렇게 걸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