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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배낭여행 - 맥그로드 간즈 / 다람살라

자판쟁이 2013. 9. 13. 09:30

 

인도배낭여행 - 맥그로드 간즈 / 다람살라

 

 

아그라에서 기차를 타고 새벽에 델리에 도착해서 잠시 눈을 붙이고

오후에 다시 맥그로드 간즈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비몽사몽 간에 저렴하게 구입했던 버스표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버스를 타러 나가보니 버스회사에서 나온 사내는

버스가 고장이라는 말만 남긴 채 계속 기다리라고만 했다.

2시간이 훌쩍 넘었을 무렵 사람들의 항의가 거칠어지자 그제서야 여기저기 연락하더니

우리가 버스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며 자기를 따라오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배낭을 메고 만원 지하철을 2번이나 갈아타고 가서야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탄 버스는 출발 1시간도 못돼서 도로 한복판에서 멈춰버렸다.

 

피곤에 쩔어서 인도 어딘지도 모를 도로에서 새벽하늘을 보고 있자니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

삶이 그렇듯 여행도 참 내 맘같이 흘러가지 않을 때가 많다.

 

맥그로드 간즈에 도착하고 나서 이틀 동안은 꼼짝 못 하고 앓아누워 있었다.

 

 

맥그로드 간즈로 오는 버스 안에서는 이곳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가냐며 후회했는데

기운을 좀 차리고 주변이 보이기 시작하니 또 금세 오기 잘했다 싶어진다.

사람이 되었건, 풍경이 되었건 여정의 고생스러움을 상쇄시켜줄만한 것을 만나고 나면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작동을 하고 만다.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낼 때도 게스트하우스 주변은 공사에 한참이었다.

매일 뚝딱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곤 했다.

 

 

 

 

맥그로드 간즈는 여타 인도 도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곳이고 많은 티베트 난민이 살고 있기에

맥그로드 간즈의 볼거리도 티베트 관련이 많고, 먹거리 또한 티베트 음식이 대부분이다.

모모, 뗌둑, 뚝바 등 한국 음식과 비슷하면서도 맛있는 티베트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던 나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맥그로드 간즈에 간 지 3일 만에 달라이라마 사원에 갔다.

 

 

 

 

 

특히 티베트 박물관은 중국정부에 떠밀려서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던 티베트의 역사를 담고 있다.

비슷한 역사를 가진 입장에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 또한 한때 일본의 침략을 받았고 일본의 제국주의를 항상 비판하면서도

중국의 행보는 일본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중국은 현재 티베트, 일본, 인도, 베트남 등 중국 인접 20여 국가와 영토 분쟁 중이다.

아마 중국은 세계통일을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맥그로즈 간즈를 떠나는 마지막 날은 그냥 느낌 닿는 대로 가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Dall Lake 였다.

그냥 잔잔한 호수가 보고 싶었다.

 

 

아무 정보도 없이 간 것이라서 길을 물어물어 갔는데

호수라고 불리는 곳에서 떡하니 풀을 뜯고 있는 소떼를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온다.

 

 

지명에 따르면 분명 이곳은 Lake, 호수이다.

 

 

맥그로드 간즈를 떠나는 버스표를 살 때에는 정말 꼬치꼬치 물어 가장 비싼 표로 샀다.

 

우리가 맥그로도 간즈로 왔을 때 탔던 버스에 대해 말해주자

그곳에서 버스표를 파는 사람들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새벽에 고장 난 버스 대신 왔던 버스는 좌석 대부분이 망가져서 없어진 상태였고

그나마 있던 좌석들도 옷에 기름때가 묻을 정도로 더러워서

10시간을 몸을 기대지도 못한 채 엉덩이만 겨우 붙이고 왔을 정도였다.

동남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더러운 것은 볼만큼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 버스는 내 상상을 초월할 만큼 더러웠다.

 

그래도 다행히 델리로 돌아올 때 탄 버스는

고장도 안 났고 좌석이 제대로 붙어 있으면서 앉을 수 있을 만큼 더러웠다.

가끔 최악의 경험은 삶의 만족도로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