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여행 - 더니든, 야생 펭귄 보기

 

 

 역시나 차에서 자는건 큰 실수였다.

자는 사이에 샌드 플라이들이 차로 들어와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벌집을 만들어 놨다.

스프레이를 뿌려도 잠깐이고 인섹트 레펠런트를 몸에 바르니 얼굴로 달려드는데

이건 도저히 인간이 이길 수 없는 전쟁이었다.

 

아침 8시부터  세군데 캠핑장을 번갈아 가며 통화한 결과 겨우 한 군데에서 캐빈을 구할 수 있었다.

 

12시 입실 시간까지 기다려 짐을 옮긴 후

i-site에 가서 펭귄 서식지를 몇 군데 추천받았다.

오아마루에서 못 본 펭귄을 오늘은 꼭 보겠다며 룰루랄라 출발했다.

가는길이 멋지기는 했지만 

도로에 안전 장치도 없고 한 뼘만 가면 바다로 풍덩인 도로를 가자니 바싹 긴장이 됐다.

 

 몇 군데 둘러봤으나 다 실패하고 가장 확률이 높다는 곳으로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왔다.

늦은 오후가 되자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몰렸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진짜 펭귄이 나오는지 확실히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렇게 또 허탕을 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할 때쯤

주황색 조끼를 입은 할아버지 한 분이 오더니 주의 사항을 알려준다.

카메라 플래쉬나 토치는 펭귄을 눈멀게 할 수 있으니 절대 안 되고

소음 또한 스트레스를 일으키므로 조용히 해야 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몇 분 후..

나는 당연히 펭귄이 바다로부터 올 줄 알았는데

내가 서 있던 그곳 바로 밑 숲에서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곳곳을 할아버지가 가지고 오신 적외선 플래시로 비춰줘서 나름 생생하게 펭귄을 볼 수 있었다.

 

무려 6시간을 기다려 만나서 그런지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래도 그 귀여운 모습을 사진으로 못 남긴건 조금 아쉽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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