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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호주 일주

[호주여행] 꿈에 그리던 울룰루 등반

자판쟁이 2015. 1. 12. 15:37

울룰루에 오르다.

호주여행

 

레드센터를 따라 킹스캐니언에서 하이킹을 하고 울룰루까지 왔다.

 

 

정식명칭은 울룰루 카타추타 국립공원(Uluru-Kata Tjuta National Park)인데

입장료가 카카두 국립공원과 같은 인당 25불이다.

호주여행에서 지불하는 국립공원 입장료치곤 비싼 편이지만

3일간 쓸 수 있다니 그렇게 비싼 게 아닌 듯도 싶다.

 

 

 

 

표를 받고 조금 들어가니 드디어 지구의 배꼽 울룰루가 보이기 시작했다.

울룰루 사진은 정말 많이 봤지만 실제로 보니 단단한 바위보다는 모래성처럼 보였다.

 

 

울룰루는 호주 원주민에게는 신성시되는 곳으로

주술사 말고 원주민은 잘 오르지 않는 곳이라 한다.

 

내가 원주민이라면 성전처럼 여기는 이곳에 

쇠기둥을 박고 관광지로 개발해 버린 백인들이 참 원망스러울 것 같다.

 

근데 안타깝게도 함께 간 친구도, 나도 울룰루에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게 바로 울룰루 등반이었다.

 

누군가의 문화나 관습에 반하는 여행을 하지 말자는 주의라

울룰루에 도착하고도 한참을 고민했지만

이거 도저히 포기가 안 된다.

 

 

고민 끝에 시작된 울룰루 등반!

 

초반에는 완만한 언덕으로 시작해 쇠기둥이 나오는 순간부터는 거의 기어 올라가는 수준이다.

그나마 난 등산화를 신고가서 수월하게 올라갔는데

저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을 운동화나 슬리퍼를 신고 올라오는 사람들을 보니 상당히 위험해 보였다.

 

쉽게 생각해서 오르는 사람들로 인해 은근 사고도 자주 일어나서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등반이 아예 금지된다고 한다.

 

 

 

 

올라가며 뒤를 보니 땅과 정말 많이 멀어져 있었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경사가 높아지니

허리는 자동으로 굽어지고

거의 가슴이 무릎에 닿을 지경이었다.

 

 

봉을 잡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저 멀리 외계인 얼굴 같은 게 보인다.ㅎㅎ

울룰루 분위기가 워낙 신비해서 외계인이 위장을 하고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곳이긴 하다.

 

 

 

거의 쉬지 않고 오르막을 오른 지 약 40분 정도 흘렀을 때

드디어 오르막이 일단락되는 곳이 나왔다.

 

 

 

건너편을 보니 카타추타가 보인다.

카타추타를 보며 잠시 쉬는 동안 울룰루 정상에서 내려오는 영국 아이를 만났는데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냐 물어보니 이제 반만 더 가면 된다는 고문과도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그 아이는 분명 '이제 반만 가면 돼'라 했지만

내 귀는 '이제 겨우 반밖에 못 온 거야' 라는 걸로 들리는구나~

 

 

그래도 이 지구인지 외계인지 알 수 없는 울룰루 위를 걷는 게 싫지만은 않다.

오래전부터 내가 그토록 와보고 싶었던 길이었고

실제로 와보니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멋지고 경외로운 곳이었다.

 

 

 

 

그렇게 걷고 또 걸어 드디어 울룰루 정점에 도착!!

 

 

 

 

이곳까지 왔으니 인증샷 하나 남겼는데

호주여행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얼굴이 농부 수준으로 타버렸다.

선크림을 아무리 발라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호주의 태양이 남겨준 여행의 흔적이다.

 

 

잠시 쉬고 있는데 벌써 해가 지는 게 보인다.

빨리 내려가 울룰루 선셋을 봐야 하는데~ㅠ

 

오전에는 킹스 캐니언 4시간 하이킹 하고

오후에는 울룰루 2시간 등반하고~

다시 생각해도 이날 일정은 살인적이었다.

 

 

 

 

이렇게 해서 내 버킷 리스트에서 또 하나의 항목을 완료했구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