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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호주 일주

호주여행 - 버즈빌까지 이어진 험난한 아웃백 여정

자판쟁이 2015. 3. 31. 09:30

버즈빌 가는 길

호주여행

 

 

버즈빌(Birdsville)로 향하던 도중 타이어 펑크가 났고 엘리스 스프링스로 돌아가야만 했다.

 

 

 

엘리스 스프링스에 있는 카센터로 타이어 수리를 하러 갔는데 

차를 여기저기 훑어보던 메카닉이 엔진 오일이 세고 있는 걸 아느냐고 물었다.

비포장도로를 달리다가 충격을 받아 엔진오일 통에 금이 간 것 같다고~ ㅠㅠ

 

부품이 없어서 수리하려면 3~4일이 걸리고 액수도 백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요구했다.

여행 일정 때문에 3~4일이나 기다릴 수는 없다고 하니 엔진오일을 사서 수시로 부어주면 가긴 갈 거라 한다.

이거 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3~4일을 기다리기는 싫으니 일단 타이어 수리만 하고 엔진오일을 몇 통 사 왔다.

그리고 그렇게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라 깨진 엔진오일통에 오일 붓기 미션이 시작되었다.

 

 

비포장도로를 계속 달리다 타이어가 다시 펑크 나는 것도 무섭고, 엔진오일 통이 아예 박살나는 것도 걱정이 돼서

이번에는 아웃백 도로가 아닌 1,850km 포장도로로 달렸다.

 

엘리스 스프링스에서 꼬박 24시간을 달려 버즈빌을 3~400km 남겨둔 어디쯤에서 하룻밤 야영을 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 이곳에 나 같은 여행자 쉬어가라고 의자며 테이블이며 제대로 만들어놨다.

 

 

일출을 보며 아침을 먹고 다시 길을 나섰다.

 

 

길고 긴 길에서 우리를 맞아주는 건 사막 동물들뿐이다.

특히 떼로 몰려있는 소들~

 

 

차가 오는데도 도로에서 밍기적밍기적 거리길래 클락션 몇 번 울려주니 모래바람 날리며 도망가는 척하다가

이 정도면 됐냐는 듯 시크하게 뒤돌아본다.

 

 

풀 뜯어 먹고 사는 소가 이런 모래뿐인 사막에서 뭘 먹고 살까~

 

 

 

 

한동안 굶었는지 뼈가 앙상하게 보이는 말도 만났다.

 

 

너무 지쳐 보여서 남아있는 채소를 조금 주려고 했는데 터덜터덜 도망가버리네~

이보게~ 좀 먹고 가지 그러나~

 

 

 

 

버즈빌 전에 마지막 도시인 Bedourie에 도착했다.

이런 곳에 관광안내소가 있길래 바로 차를 세우고 가봤는데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나름 마을 회관까지 있는 도시인데 사람 하나 볼 수가 없었다.

적막만 흐르는 마을이 살짝 무섭기까지 했다.

 

 

 

 

지도를 보니 버즈빌까지는 186km 남았고 절반 이상이 비포장도로이다.

엔진오일이 세고 있는 와중에 비포장도로를 달려 사막을 가겠다는 게 미친 짓인 걸 알면서도

한번 시작한 여정을 멈출 수가 없다.

 

 

달려도 달려도 배경이 얼마나 똑같은지 마치 러닝머신 위에서 운전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간간이 길을 막고 누워있는 소들 덕에 잠들지 않고 운전하며 갔던 것 같다.

 

 

 

 

드디어 비포장도로를 알리니 표지판 등장~

 

 

생각보다 깊게 빠지는 도로라 자갈이 차 밑을 때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났다.

 

 

한참 비포장도로를 달리면 부분적으로 이렇게 포장도로가 나오기도 했다.

호주 땅덩이가 워낙 넓다 보니 도로포장도 구간, 구간 나눠서 한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비포장도로를 달리는데 멀리 차가 오는 게 보인다.

실로 오래간만에 보는 사람이다.

 

 

 

 

지나가는 짧은 순간 눈을 마주치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한다.

반갑다! 사람아~

 

 

캐라반까지 끌고 가는 차가 남기고 간 모래바람은 실로 대단해서 한동안은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였다.

 

 

아웃백이라고 아예 볼거리가 없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신기하게 다가오는데

누군가 모아놓은 신발 더미도 보이고 사진은 못 찍었지만 의자 하나가 덩그러니 있기도 했다.

 

 

 

 

타이어가 다시 펑크나진 않을까~

엔진 오일통이 완전히 부서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불안 불안한 마음으로 달리고 달려 드디어 나의 꿈의 도시였던 버즈빌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