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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벽화마을

서울벽화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자판쟁이 2015. 3. 21. 12:30

 

홍제동 개미마을

서울 벽화마을

 

 

요즘 서울둘레길도 차근차근 돌아보고 있지만 또 하나 시간을 들여 둘러보고 있는 건 서울 벽화마을이다.

 

벽화마을이 들어선 마을은 흔히 달동네, 산동네라 부르는 지역으로

개발의 역풍을 버티고 살아남았거나 개발의 혜택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들이다.

얼마 전 아현동 부근을 지나가다가 반은 허물어져 버린 산동네를 보니

서울의 옛 정취가 모두 사라져버리기 전에 이런 마을들을 찾아 카메라에 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서울 벽화마을 리스트 *

 

1. 이화동 벽화마을

2. 홍제동 개미마을

3. 중계동 백사마을

4. 삼선동 장수마을

5. 강동역 강풀만화거리

6. 홍대 벽화골목

7. 문래동 예술촌

8. 영등포 쪽방촌

9. 염리동 소금길

10. 중곡동 벽화마을

상도동 밤골마을

...

..

.

 

찾아보니 서울에만 벽화마을이라 불리는 곳이 열 곳이 훌쩍 넘는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서울 여기저기에 퍼져있어서 차근차근 보다 보면 한 해가 훌쩍 흘러갈 것 같다.

 

서울 3대 벽화마을로 이화동, 개미마을, 백사마을을 뽑는데

이화동 벽화마을은 몇 번 가보기도 했고 예전에 포스팅한 적도 있어서

서울 벽화마을 투어 첫 번째 장소로 홍제동 개미마을에 다녀왔다.

 

 

홍제동 개미마을 가는 방법 : 3호선 홍제역 1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07번으로 갈아타고 종점 하차

 

 

홍제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15분 정도 들어가는데

마을버스도 올라가는 게 힘겨운지 그렁그렁 소리를 내며 올라갔다.

벽화가 보인다고 중간에서 내리면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서 봐야 하니까 종점에서 하차하는 게 좋다.

 

 

마을버스는 오래간만에 타보는데 멀리 시골로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승객 대부분이 서로 아는 사이인지 이런저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기사님과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버스에서 내려 앞을 보니 높이 올라오긴 했나 보다.

서울에서 흔하디흔한 아파트가 멀리 보이고 북한산도 배경으로 들어온다.

 

 

개미마을 뒤로는 인왕산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다.

지난번에는 사직동에서 올라 인왕산 정상을 밟았는데 여기서 올라가도 인왕산 정상에 갈 수 있다.

 

 

버스 정류장 종점 왼편에 보면 이 동네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것 같은 깔끔한 건물이 있는데 바로 공중화장실이다.

처음에는 등산로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위한 건 줄 알았는데 화장실 없는 집이 많아 만든 거라고 한다.

서울 하늘 아래 살면서 집에 화장실이 없어 공중화장실을 지었다는 게 사실 잘 믿어지지는 않았는데

내가 그만큼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문뜩 들기도 했다.

 

개미마을에서 처음 마주한 벽화가 Let's Go 라며 시작을 알린다.

그래~ 걸어가 보자꾸나!

 

 

 

 

벽화마을의 원조를 뽑자면 아마 통영 동피랑마을 같은데 그곳이 2008년에 그려졌고

개미마을은 그보다 얼마 안 지난 2009년에 그려졌다.

서대문구와 건설사 후원으로 5개 대학 학생들이 모여 낙후된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벽화를 그렸는데

이제 주말이면 연인들이 손잡고 삼삼오오 모여드는 데이트 코스가 될 정도로 유명해져 버렸다.

 

 

 

 

 

 

겨울이 되면 자원봉사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서 연탄 배달하는 모습이 티비에 나오곤 하는데

그때 매번 나오는 곳이 개미마을이다.

요즘 연탄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들도 많은데 이곳에는 연탄으로 겨울을 나는 분들이 아직 많은가보다.

 

 

어렸을 때 겨울이며 연탄으로 눈사람 만들고 그랬는데~

누구에게는 현실 필수품이 나에게는 추억이 된 게 안타깝지만

연탄을 오래간만에 봤더니 나도 모르게 추억에 젖었다.

 

 

개미마을에서 나름 가장 인기가 좋은 벽화가 나왔다.

 

 

날아갈 것 같은 파란 하늘에 활짝 웃고 있는 강아지를 보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골목을 내려다가 고양이를 만났다.

 

 

 

 

너 졸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 나른해지는구나.

 

 

 

 

홍제동 개미마을은 한국 전쟁 이후 사람들이 천막을 짓고 산 게 그 시작이라 하는데

몇 번의 철거 시도가 있었지만 버텨냈고 지금까지 살아남아 서울에 몇 개 안 남은 달동네가 되었다.

 

전혀 개발되지 않은 예전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홉살인생을 찍었고

몇 컷 안 되지만 7번방의 선물도 개미마을에서 촬영을 했다.

예전에는 개미마을하면 아홉살 인생 촬영지였는데 요즘에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더 많이 찾는듯하다.

 

 

동래슈퍼가 있는 이곳이 류승룡이 출근하기 전에 원숭이 흉내를 내며 딸과 인사하는 장면을 촬영했던 곳이다.

이곳은 마을버스가 정차하는 곳인데 BUS STOP이라는 글씨가 이제는 다 지워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벽화도 마을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나 보다.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봤다.

 

 

 

 

 

 

이왕 안으로 들어간 김에 벽화가 없는 동네 안쪽으로도 들어가 봤는데

요 강아지가 문 뒤에서 어찌나 으르렁대며 짖어대는지 동네 평화를 위해 발길을 돌렸다.

 

 

그래~ 너 밥값 아주 잘하는구나!

 

 

 

 

 

 

 

 

 

 

산동네 슈퍼마켓치고 이름이 참 예쁘다.

버드나무가게~

 

▲ 힘겹게 올라가는 07번 마을버스

 

 

마을버스 종점에서 내려와  전주슈퍼가 있는 이곳에서 개미마을이 끝나는데 지도상으로는 이곳이 입구이다.

400m 정도 될까 말까 하는 이 짧은 거리에 슈퍼마켓이 3곳이나 된다.

왜 이렇게 많아~ 싶기도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예전 우리 동네 골목에도 10~20m 마다 작은 슈퍼마켓이 있었다.

지금은 대형마트가 들어와서 다 몰아내고 자취를 감췄지만..

 

 

 

 

 

 

작은 동네라 빨리 내려오면 20~30분만에도 볼 수 있는데

벽화도 보고 개미마을 특유의 느긋한 동네 분위기도 함께 느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