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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호주 자전거 여행

호주 자전거 여행 마지막 이야기

자판쟁이 2012. 12. 4. 13:05

자전거 여행은 타운즈빌(Townsville)에서 멈추기로 했습니다.

케언즈를 떠난 이후로 계속되는 M군의 저질 체력과 자전거 고장으루 인해

계속하다가는 자전거가 죽든 M군이 죽든 둘 중의 하나는 이별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타운즈빌에서 브리즈번까지 트레인으로 이동하고 시드니까지는 비행기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호주를 자전거로 여행하시려는 분들을 위한 팁을 드리자면

 

1. 음식과 물은 충분히 챙기세요

호주는 한국 면적의 70배가 넘지만, 인구는 한국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주유소나 마트는 갈증을 해결하고 고픈 배를 채워줄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데요. 

그 오아시스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건 여행의 매력일 수도 있고 고달픈 하루의 시작일 수도 있습니다.

무겁더라도 적어도 하루 이상 마실 물과 비상식량은 꼭 챙겨야 합니다.

 

 

2. 선크림은 필수!!!!

호주는 피부암이 흔합니다.

강아지, 고양이들도 걸립니다.

선크림은 하루 2-3번 정도 꼼꼼히 계속 발라줘야 합니다.

저는 끈적거림이 너무 싫어서 아예 긴 팔 입고 모자 쓰고 목도 수건으로 감싸고 탔어요.

 

 

3. 캠핑은 캐러밴 팍~

캠핑이라고 해서 노숙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이 넓은 땅에서도 의외로 공짜로 텐트를 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노는 땅처럼 보여도 대부분이 사유지라 주인의 허락 없이 텐트를 치는 건

경찰까지 올 수 있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구요,

보통 바닷가나 국립 공원은 정해진 캠핑장을 제외하고 캠핑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사설 캠핑장은 작은 도시에도 한두 개 정도 있고

샤워장 등의 시설은 미비하지만 무료 캠핑장도 꽤 있어요.

사설 캠핑장 가격은 보통 두 명이서 20-40불 사이로 비교적 저렴합니다.

시설이 좋은 곳에 머물고 싶다면 Big4 체인을 찾으시면 후회 없으실 거에요.

 

 

호주를 자전거로 여행하겠다 했을 때 미친 듯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특히 호주에 살거나 호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일수록 좋은 차 놔두고 왜 그 고생을 사서 하냐며 반대했었습니다.

 

실제로 여행을 하다가 조롱도 종종 받았어요.

어디에나 있는 루저들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가난해서 자전거로 여행하느냐며 비아냥거리거나

이유 없이 손가락 올리고 욕하고 소리 지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요.

반대로 힘들게 여행한다며 음료수를 주면서 응원의 말을 건네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호주를 자전거로 여행했다고 하면 의아해하며 자전거로 여행하는 이유에 대해 묻는 분들이 많은데요,

제 생각에는 과정이 재미있어서인 것 같아요.

차로 여행하다 보면 여정은 없고 목적지만 남는데

자전거로 천천히 가다 보면 내가 갔던 그 길 하나하나가 추억으로 남아서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나거든요.

가슴이 터질 듯한 심장 소리에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여정 자체를 즐길 수 있어서 자전거 여행 참 좋습니다.

 

적어도 일생에 한 번은 자전거여행을 떠나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