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Never Say Never

호주여행 - 푸눌룰루 국립공원 본문

호주/호주 일주

호주여행 - 푸눌룰루 국립공원

자판쟁이 2014. 6. 9. 16:26

 

푸눌룰루 국립공원

호주여행

 

 

Halls Creek에서 40L 제리캔 두 개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3~4일 치 식량까지 완비해서 푸눌룰루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푸눌룰루 국립공원은 예전에 남자의 자격에서 잠시 왔던 곳으로

벙글벙글 레인지가 푸눌룰루 국립공원에 속해있다.

 

 

 푸눌룰루 국립공원은 퍼스에서 3,000km, 다윈 1,000km 떨어진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면적이 서울 면적에 4배에 달하는 2,400㎢인데도 세상에 알려진 건 불과 20~30년밖에 되지 않는다.

 

호주 특유의 광활하고 거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이번 호주여행에서 단연 최고의 여행지이기도 했지만 

60km 넘게 이어지는 거친 비포장도로를 따라 허리까지 올라오는 개울을 건너야 하는 부담감에 

사실 몇 번을 포기하고 돌아가야 하나~라는 고민을 안겨준 곳이기도 했다.

 

 

 

위치 : 홀 크릭(Hall Creek)에서 150km, 쿠누누라(Kununurra) 300km

개장 기간 : 4월 ~ 12월(그해 강수량에 따라 다름) 

입장료 : $12

예상 체류 기간 : 2~3일

 

 * 4륜 구동만 입장가능

* 공원 내 이동거리가 최소 150km 이어서 여분의 휘발유 준비 필수

 

 

 

 

푸눌룰루 국립공원 표지판을 따라가다 보니 헬리콥터 투어가 시작되는 지점이 나왔는데

그곳에서 파일럿 아저씨에게 이런저런 정보를 받았다.

그중 우리를 멘붕에 빠뜨렸던 게 있었으니~

바로 약 60~70cm 넘는 개울이 6~7개 정도 건너야 한다는 거였다.

 

우리 차는 기아 스포티지로 차체가 낮아서 개울을 건너다가

엔진에 물이라도 들어가면 그날로 여행은 끝이 난다.

인적도 거의 없고 전화기도 안터지는 이런곳에서 차가 멈추면 견인차를 부르는 것도 일이고

또 견인차가 이곳에 오기까지 며칠이 걸릴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걱정하는 표정을 지으니 아저씨는 어제 우리보다 낮은 차들도 잘 건너 나왔다며

괜찮을 거라는 말을 남기고 헬리콥터로 돌아갔다.

 

 

여기까지 왔으니 일단 시작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일단 달렸다.

조금 들어오자 바로 차가 요동치는 자갈길이 시작됐다.

자갈길도 문제였지만 움푹 파인 곳이 많아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

 

 

 

 

 

 

 

 

그리고 대망의 첫 개울을 만났다.

이제 사람보다는 차가 중요하다 보니 값싸고 자가 치료 가능한 내가 먼저 흙탕물에 발을 담갔다.

 

 

 

 

 

다행히 첫 번째 개울은 발목을 살짝 넘는 정도로 별문제 없이 넘어갔다.

이거 은근 재미있는데~ㅋㅋ

 

 

 

 

 

 

 

 

그렇게 얕은 몇 개의 개울을 건너고 파일럿 아저씨가 이야기했던 60~70cm짜리 개울을 만났다.

깊이를 알아보기 위해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 개울에 몸을 담갔는데

땅이 질퍽해서 깊은 곳은 엉덩이까지 차올랐다.

 

 

건너야 하나?

그냥 돌아가야 하나?

얼핏 보면 물이 고여있는 것 같지만 사실 양옆으로 흐르고 있는 개울이라 가운데로 위치를 잡고 건넜는데 역시 차체가 낮은 스포티지가 거의 잠길 반 정도 잠길만한 깊이였다. ㅠㅠ

 

차 매뉴얼에 보면 차 바퀴의 반 이상이 잠기면 안 된다고 하는데

반이 아니라 바퀴가 아예 다 잠겨버렸네~

 

 

놀래서 건너자마자 차를 세우고 본네트를 열었는데 역시나 물이 흥건~

이거 엔진에 물들어가서 서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땀이 삐질 흘렀다.

제대로 된 사륜구동차는 물에 잠겨도 마개가 있어서 괜찮다던데 우리차는 사륜구동이긴 하나

SUV로 사실 시내 도로나 타야 하는 차이다.

 

 

이미 우리는 강을 건넜으니 여기서 돌아갈 수도 없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또 달렸다.

 

 

먼 넘의 국립공원이 이리 넓은지 한 시간을 달렸는데도 아직 입구가 안 나온다.

 

 

그리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개울이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나왔다.

우리의 스포티지!!

오늘 수영 제대로 한다.

 

 

제대로 된 사륜구동차를 가져왔다면 이 순간이 오히려 재미있다고 웃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개울 하나 건널 때마다 심장이 벌렁벌렁 대니 이거 원~

 

 

제일 길었던 개울이었는데 여기도 역시 내가 온몸으로 먼저 수색하고 차가 지나갔다.

 

 

뭐가 있는지 모를 똥물을 여기저기 훑고 다니다 시선이 느껴져 위를 보니 소들이 단체로 구경나와 있다.

너네들도 살다 살다 이런 관광객은 처음 보지?

 

 

 

 

 

할아버지처럼 생긴 개미집까지 지나고 나니 드디어 관광 안내소에 도착했다.

개울을 건널 때마다 서서 물 깊이를 확인하다 보니 관광안내소까지 2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다.

관광안내소에 가서 캠핑장을 예약하고 지도도 받은 후에 안도의 숨을 내쉰 후

바로 푸눌룰루 국립공원 첫 관광지로 차를 돌렸다.

 

 

휴~ 드디어 왔구나~

푸눌룰루 국립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