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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 프랑스 국경 도시 릴 Lille 본문

유럽 여행/2012년 유럽 자동차 여행

유럽 여행 - 프랑스 국경 도시 릴 Lille

자판쟁이 2013. 1. 31. 10:39

 

유럽 자동차 여행 4일차 - 국경을 넘다.

 

 

아침 일찍 에탑호텔을 나와 이름도 생소한 bataille de la somme 으로 향했다.

이곳은 세계1차 대전때 영국, 프랑스 연합군이 독일군에 대항해 싸우다가

약 10만 명의 군인들이 전사한 곳으로 역사상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투지였다고 한다.

 

지금은 그때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이곳에 대규모의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호주 군인들도 영국, 캐나다 군대의 이어 3번째로 많은 2만 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났기 때문에

이곳에 큰 규모의 호주 전쟁 기념관이 있다.

이곳은 물론 나의 동행이자 운전기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호주 친구의 요청에 의해 방문했으며

한국 여행자들이 이곳을 방문할 일은 아마 없을 것 같다.

허망하게 목숨을 잃은 많은 사람들이 잠든 곳이라 그런지 안개가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자욱했다.

저 안개속에서 수 천 개의 비석 사이를 걸으려니 공포영화의 한장면이 떠오르면서 조금 오싹했다.

내가 잠깐 딴 생각을 하는 사이에 우리 기사님은 습관적으로 저 자욱한 안개속에서 한참을 반대 차선에서 역주행으로 달렸다.

만약 반대편에서 차가 왔다면....

나는 아마 여기 묻힌 분들과 영원히 함께 했을 것이다;;;

 

차가 많은 넓은 도로를 달릴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중앙선 경계가 분명치 않고 한적한 도로를 달릴때면

아직도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달린다.

호주에 산지 몇 년 안되는 나도 습관적으로 자꾸 왼쪽 좌석(운전석)으로 탈려고 하니 누굴 원망하랴~

 

어제는 일방 통행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는 바람에

우리 한심하게 쳐다보며 멋쩍게 썩소를 날리시는 아주머니 얼굴을 마주보며 한참을 후진을 해야 했다.

그 몇 십초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오늘도 또 무사히 사고의 고비를 넘겼으니

남겨진 하루가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라 여기며

즐거운 마음으로 벨기에 국경을 넘기 위해 계속 북쪽으로 달렸다.

벨기에 국경을 넘어가기 전에 잠시 릴Lille이라는 도시에서 쉬어 가기로 했다.

 

릴은 북부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1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수학하고 있는 교육의 도시이다.

릴에는 의미를 알고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상징적인 건물들이 많다.

도시의 중심에 자리잡은 광장(Grand Place)에 가면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La Vieille Bourse 이다.

예전에 증권거래소로 이용되었지만 현재는 중고서적이나 꽃시장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광장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것이 The Goddess 이라는 여신상이다.

이 조각상은 1792년 대규모의 오스트리아군대의 공격에 대항한 프랑스인들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여신의 오른쪽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대포에 불을 붙이기 위해 쓰였던 도화선이고
왼손은 당시 시장의 항복 불가라는 선언문을 가리키고 있다고 한다.

La Voix du Nord 라는 지역 신문사 건물이다.

가장 위를 보면 이곳에도 역시 여신상이 3개 있는데 북쪽 지역의 세 지방을 나타낸다고 한다.

또 28개의 창문은 이 신문사가 다루고 있는 28개의 주제를 나타낸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구 증권 거래소가(La Vieille Bourse)가 너무 협소해져서 짓기 시작한 건물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오페라 하우스, 미술관 등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우린 여기까지만 둘러보고 벨기에로 향했다.

드디어 유럽에 와서 처음으로 국경을 넘었다.

섬이나 다름없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나 살다보니 육로로 국경을 넘는건 매번 신기하게 느껴진다.

총뿌리를 겨누워야만 국경인줄만 알았는데

그냥 이웃 동네 가듯 넘어갈 수 있는 것이 국경일 수도 있다니 

새로운 세계가 아닐 수 없다.

브뤼헤에는 ACSI 캠핑카드를 이용해서 숙박할 캠핑장이 없어서 브뤼헤에서 약 45km 떨어진 Westende로 왔다.

바닷가를 끼고 있어서 1-2시간 산책하기에 좋은 마을이었다.

캠핑장에 오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텐트 거실에서 앉아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Fécamp - bataille de la somme - Lille - Westende

이동 거리 : 42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