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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 이색 알바

자판쟁이 2013. 11. 5. 12:30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10월이 지나고 벌써 11월이 되었다.

한 살 더 먹을 날이 두 달밖에 안 남았다는 사실이 떨어지는 낙엽만큼이나 슬퍼진다.

 

 

통인 시장을 들러 점심을 먹고 경복궁으로 갔다.

 

 

 

 

 

4년 만에 한국에서 맞는 가을인데 단풍 물드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보냈다.

정말 나의 게으름에 족발 당수를 날리고 싶은 날이다.

 

 

누가 일부러 멋진 색을 골라 칠하려 해도 저런 색은 안 나올 것 같다.

경복궁에 가기도 전에 나무 한 그루에 마음을 뺏겨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보면 비 오는 날 보는 경복궁이 가장 좋다했는데

경복궁을 찾을 때면 항상 해가 쨍쨍 째는 날이다.

 

 

 

 

 

시간이 마침 12시 반이라 수문장 교대식 전에 연습 중인 수문장들을 볼 수 있었다.

 

 

근엄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들을 경외심에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는데

등 뒤에서 날아온 낯선 이의 질문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저 사람들은 정규직일까? 알바일까?"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직장인을 두 분류인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기 시작한 것 같다.

사실 나도 종종 대형매장이나 양복을 잘 차려입은 회사원들을 보면

저들 중에 과연 몇 프로나 정규직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수문장 교대식에 대한 환상을 깡그리 앗아간 그 치의 질문은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결국 이들의 고용상태에 대해 찾아보게 했다.

 

의외로 쉽게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올린 구인광고를 찾을 수 있었는데

2013년 7월에 올라온 글을 보면 이들은 주 5일, 9시에서 6시까지 근무하고

한 달 평균 2백만 원(일당 8만 원) 정도를 받는 1년 단위 계약직임을 알 수 있었다.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은 조선 시대 도성과 궁성의 문을 관장하는 수문장의 근무 교대 행사를 본 떠

2002년 5월부터 재현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니 이 행사가 시작된 지 벌써 10년이 넘은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아르바이트생이 이 일을 거쳐 갔을지 짐작이 된다.

 

 

수문장 교대식 시간은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10시, 1시, 3시에 힘찬 북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수문장 교대식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키가 컸는데

알고 보니 키나 외모가 어느 정도 되는 사람을 위주로 뽑는다고 한다.

 

 

 

 

 

 

 

 

여름 땡볕에서 검게 그을렸을 이들이 이제 앞으로 닥쳐올 추위는 또 어찌 견뎌낼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를 알린다는 자부심이 있다면

젊은 시절 한 번 정도 해봐도 좋을 아르바이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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