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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여행 - 포카라 본문

아시아/네팔+인도

네팔 여행 - 포카라

자판쟁이 2013. 4. 27. 13:03

 

네팔 여행 - 포카라

 

 

네팔에서는 숙소 운이 어쩜 이렇게 지지리도 없는지 성수기도 아닌데 가려고 하는 곳마다 만실이었다.

결국 우리가 있던 곳에서 가장 먼 신촌다람쥐를 가려고 하는 순간

400루피만 받겠다며 우리를 유혹하는 사내가 하나 나타났다.

밤도 깊어지고 8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와서 피곤했기에 속는셈 치고 따라가봤더니

의외로 방도 깨끗하고 가격도 적당했다.

 

우리말고는 다른 방들은 다 비어 있는지 적막감까지 흐르는 그곳에서 그날의 고단함이 다 풀릴 정도로 꿀잠을 잤다.

간만에 잘 자고 있어나서 가벼운 몸으로 산책을 나갔다.

포카라는 카트만두의 시장통 같은 분위기가 아닌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강가에서는 빨래하는 아낙네들이 보이고 어렴풋이 설산도 보이는데 안개까지 적당히 끼어있는 것이 꽤나 매력적이었다.

강가 주변에 현지인이 하는 식당이 있길래 들어가서 달밧을 시켰다.

달밧은 우리나라로 치면 백반 같은 메뉴인데 밥과 카레 그리고 한 두가지 밑반찬이 같이 나온다.

머 맛은 그냥 그랬다.

여행을 다니면서 아무거나 잘 먹는 것도 하나의 축복인데

여행을 다니며 삶의 범위는 늘어났지만

입맛의 범위는 아직도 한식이라는 조그만 틀에 갇혀 조금도 늘지 않는게 내 스스로도 안타깝다.

체크아웃을 하려고 방에 돌아가니 주먹만한 달팽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넌 도대체 어디서 왔니??

 

달팽이와 무언의 대화를 주고 받으며 짐을 싸고는 어제 우리를 데려왔던 사내를 만나 그의 사무실로 갔다.

싱글룸 2개를 빌렸으니 어제 말한대로 400루피의 두배인 800루피를 건냈는데

아니라며 나에게 920루피 영수증을 준다.??

 

120루피는 모냐고 묻기도 전에 하나의 단어가 내 머리를 스치듯 지나가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관 ! 광 ! 텍 ! 스!

 

어제 너무 피곤한 나머지 순간 방심한 나의 탓인지

아니면 그런걸 교묘하게 잘 파고드는 저들의 능력인지 몰라도

이 말도 안되는 관광텍스는 나를 너무 괴롭힌다.

 

어자피 화를 낸다고 달라지는게 없으니 그냥 50루피를 더 지갑에서 꺼내고 던져주고

불만있으면 경찰을 부르든지 하라니까 너무나도 순수히 괜찮다며 850루피를 주머니에 넣는다.

차라리 120루피를 완강히 계속 요구했다면 진짜 내야 하는 세금인가하고 믿어라도 볼텐데..

 

50루피를 어린아이 달래듯 쥐어 주고 나왔지만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기분이 좋지는 않다.

저런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장사를 하면 결국 자신들의 밥줄인 관광객을 쫓아내는 것 밖에 안될텐데..

사실 어제같이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처음부터 460루피를 불렀어도 괜찮다고 할만큼 숙소가 깔끔했고

체크아웃하기 전까지만 해도 앞으로 만나는 다른 여행자들에게 추천해 주려고 했었다.

그런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저렇게 밖에 운영을 못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산촌 다람쥐에 도착해서 앞에 있었던 일을 사장님께 이야기하니 50루피도 주지 말았어야 했다며

15% 관광 텍스는 완전 사기라고 하셨다.

일주일 간의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치고 룸비니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아직 해가 밝기도 전인데 빵을 팔기위해 아이들이 벌써부터 역에 나와 있었다.

부지런히 일하는 아이들이 대견해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빵을 몇 개 더 사고

터미널 앞 가게에서 50루피라고 적혀 있는 커피를 한 잔 시켰다.

빵과 함께 먹은 후에 기분 좋게 계산을 하려 하니 갑자기 90루피라고 한다.

왜 앞에는 50루피라고 적혀 있는데 90루피를 받냐니까 우리가 먹은건 큰 컵이고 작은 컵의 가격이 50루피란다.

나는 큰 컵을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반문하니 그럼 70루피만 달란다.

도대체 진정 큰 컵과 작은 컵이 있기나 한건지 아님 그냥 우리가 외국인이니 일단 많이 부르고 보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정말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얼마되지 않는 돈인데 매번 이렇게 실갱이를 해야 하니 여행 내내 진이 빠진다.

그렇다고 저들이 우리가 외국인이기에 속이는 걸 뻔히 알면서도 달라는대로 다 내어줄수도 없는 문제고..

여행도 때론 사회생활만큼이나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