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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베트남

베트남 힐링 여행 - 행복한 무이네에서의 하루 무이네 자전거 투어

자판쟁이 2016. 1. 14. 10:00

 

행복한 무이네에서의 하루

베트남여행/무이네여행

 

 

호치민에서 이틀을 보내고 무이네로 이동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체크 아웃 수속 마치고

간단하게 조식을 후다닥 먹고

짐을 챙겨 버스를 타러 갔다.

 

 

서두르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출발 20분 전에 도착해서 기다렸는데

7시 30분에 출발한다던 버스는 8시 30분이 훌쩍 넘어 도착했다.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자물쇠 꽁꽁 채운 가방을 먼저 화물칸에 싣고 버스로 올라가려는데

베트남 슬리핑 버스는 신발을 벗고 타는 거라며 비닐 한 장을 건네줬다.

흔히 우스갯소리로 비행기 탈 때 신발 벗는 거 잊지 말라 하는데

베트남에서 버스 타면 진짜 신발을 벗어야 하는구나~

 

신발을 비닐봉지에 넣고 예약했던 자리에 가서 누워 다리를 쭈~욱 뻗어보니 딱 맞는다.

아니 꽤 넉넉하게 공간이 남았다.

여행하며 이렇게 좁은 공간에 몸땡이 욱여넣을 때가 내 작은 키에 감사하게 되는 유일한 순간이다.

 

 

호치민 데탐 거리에서 출발한 버스는 5시간 30분을 달려 무이네에 도착했다.

얼마나 걸릴지 미리 물어봐서 대강 알고는 있었지만

200km밖에 안 되는 거리를 설마 진짜 5시간 넘게 걸릴까 했는데

베트남 도로 상태가 열악하기도 하고 도로 공사도 많아서 버스가 시속 50km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미리 승객들 숙소를 물어 리조트 앞에 딱 세워준 것~

이후 장거리 버스를 몇 번 탔지만 이렇게 리조트 앞에 세워준 건 호치민 - 무이네 구간이 유일했다.

 

 

아침 7시에 호치민 숙소를 나와서 무이네 클리프 리조트에 도착하니 오후 2시~

아침에 입맛이 없는데도 조식을 욱여넣은 건 참 잘한 일이었다.

리조트에서 무료로 준 음료를 한 번에 비우고 리조트 직원을 따라 방으로 갔다.

 

 

여행 자체는 우리에게 일상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우리가 리조트에 머문 건 평생 처음이라 새롭고 신기했다.

 

관련글 : 무이네 리조트 더 클리프 리조트

 

 

 

 

우리도 이제 나이가 있으니 휴양지 힐링여행을 해보자 해서 온 곳이 베트남인데

리조트에서 숙박을 해도 우리는 우리 스타일대로 여행하는 것 같다.

 

리조트 수영장은 보지도 않고 방에 짐을 풀자마자 바로 리셉션으로 달려가서 자전거를 빌렸다.

 

 

한국에서 자전거로 1,000km를 넘게 달리고 베트남으로 넘어왔는데도 자전거를 보니 무지하게 반갑고 즐거웠다.

한국에 놔두고 온 내 자전거가 보고 싶기도 하고~

 

 

자전거를 건네준 리조트 직원이 행복해 보인다며 사진 찍어준다기에 웃으며 V ~

 

 

무이네 거리를 슝슝 달리니 몸에서 땀을 나는데도 상쾌한 느낌이 든다. 

 

 

 

 

무이네 바다를 따라 달리다가 자전거를 처음으로 멈춘 곳은 더 신 투어리스트~

3일 후에 나짱으로 갈 버스표를 사기 위해서다.

 

 

이미 한국에서 2주 치 베트남 숙소를 모두 예약해 놓고 온 상태라

새로운 도시에 오면 다음 도시로 가는 버스표를 미리 사놓아야 했다.

 

 

신카페에서 가격과 시간을 알아보고

내친김에 계속 달려 풍짱버스도 가봤는데

풍짱버스는 무이네 - 나짱구간을 아예 운행하지 않는단다. ㅠ

 

 

어쩔 수 없이 신카페에서 사야겠구나 마음을 먹고 자전거를 돌렸다.

 

 

 

 

돌아가는 길에 시장이 보이길래 잠시 들어가 봤는데

들어가자마자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35도가 넘어가는 날씨에 냉장고는커녕 얼음 하나 없이 생선이나 고기를 팔고 있어서 그런듯했다. 

저렇게 하면 고기가 상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무언가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겠지..

 

 

 

 

냄새를 못 견디고 시장 골목을 빠져나오려는데

오토바이에 가득 짐을 실은 이 아주머니가 길을 딱 막고 있었다.

오토바이가 거의 자동차 수준으로 넓어지니

이 아주머니 덕에 시장 골목에 주차해 놓은 모든 오토바이를 옮겨야 했다.

 

 

이런 상황을 뒤에서 보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한 강남스타일 티셔츠에 나혼자 웃음이 빵 터졌다. ㅋㅋㅋ

싸이를 너무 못생기게 그려놨네~ ㅋ

 

 

시장을 나와 조금 달리다 과일 가게에서 자전거를 멈췄다.

 

 

동남아에 왔으니 달콤한 열대과일 먹어주야지~

 

 

과일의 여왕이라 불리는 망고스틴과 평소에 좋아하는 망고를 비닐에 담았다.

망고스틴의 그 달달함을 잊을 수 없어 동남아 오면 꼭 잊지 않고 먹곤 하는데

이런 데나 와야 보이지 슈퍼마켓에서는 망고스틴 보기가 쉽지 않다.

 

 

과일을 다 고르고 돈을 주니 

과일 가게 아줌마가 웃으며 처음 보는 과일을 하나 건네길래

서비스가 좋구나 하며 맛있게 먹었는데

먹고 나서 잔돈 달라니까

방금 내가 잔돈 먹었단다. ㅋㅋㅋ

우리가 황당한 표정을 지으니 인심 쓰듯이 방금 먹은 과일 하나를 더 건네줬다.

 

 

나중에 숙소에 가서 찾아보니 우리가 잔돈으로 먹은 아이는 커스타드 애플이란다.

그렇게 우리 자전거 바구니에 망고 두 개, 망고스틴 세 개, 커스타드 애플 한 개가 놓이게 됐다.

다 합쳐서 천원밖에 안 하니 베트남에서는 아직도 천 원으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 참 많다.

 

 

 

 

무이네에서 유명한 사막 투어를 할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한국서비스라는 한글이 반가워 우연히 들어갔다가

투어와 버스표까지 덜컥 사게 됐다.

투어는 인터넷에서 알아본 가격보다 쌌고 버스 가격도 신 카페보다 저렴했다.

한국 서비스라고 적혀는 있지만, 한국말은 한마디도 못하신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 ㅋ

 

 

 

▲ 낮에는 썰렁한 보케거리

 

▲ 베트남에서도 열심히 달리는 자판쟁이

 

 

 

 

처리해야 할 일을 다 끝내고 리조트로 돌아가는 길에 레스토랑에 들러

과일 스무디 한 잔으로 더위를 달래고

도너 케밥으로 허기를 채웠다.

에어컨까지 나오면 딱일텐데~

베트남에는 아직까지 에어컨 나오는 식당이 많지 않다.

 

관련글 : 무이네 맛집 신바드 레스토랑

 

  

 

 

 

 

무이네에 있는 3일 동안 우리 단골 가게가 되어 준 수퍼 마켓도 이날 자전거 투어 중에 만나게 됐다.

가게가 좁아 제품 종류는 다양하지 않지만 저렴하고 무엇보다 친절하다.

갈 때마다 어찌나 생긋생긋 웃어주시는지~

 

 

맥주 세 캔과 공짜로 주신 땅콩과자를 호남군 자전거에 실었다.

 

한 바구니에는 내가 좋아하는 열대 과일이

또 한 바구니에는 호남군이 좋아하는 맥주를 싣고

룰루랄라 리조트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