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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 첫날밤 본문
호주 여행 - 시드니에서 출발
우리는 첫날밤을 기억한다.
영혼이 날아갈 것 같은 일주일이 흘렀다.
사실 여행 준비보다는 렌트하고 있던 집을 정리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가지고 있던 세간을 모두 Self Storage(보관 창고)에 옮기는 이사 아닌 이사를 해야 했고
그 와중에 틈틈이 운전 연수까지 받았다.
떠나기 전날에는 집 청소하고, 부동산에서 사람 나와서 검사하고, 키까지 넘겨주고 나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이 모든 게 여행하는 동안 내야 하는 렌트비가 아까워서 벌인 일인데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
부동산과 모든 걸 마치고 마지막으로 이거저거 정리하기 위해 보관 창고에 갔다.
보통 여행 가기 전에는 여행 가는 것만 집중하는데 이번에는 이사에 더 신경을 쓰느라 여행 준비는 완전히 뒷전이었다.
보통 이 정도는 여행 한 2주차나 돼야 나오는 장면인데 떠나기 전부터 벌써...
뒷좌석도 별반 나을 것이 없다.
원래는 다 빼고 정리를 싹 하고 가야 하지만 며칠 이사하느라 짐 싸기만 하다 보니 짐 정리하는데 질려버렸다.
이사하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루프백도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달아봤다.
뒷좌석이 꽉 찬 관계로 모든 물건을 일단 지붕에 실었는데
어쩌다 보니 깻잎 화분이 하나 덩그러니 남아있게 돼서 그냥 일단 지붕에 실었다.
레옹과 분위기는 많이 다르지만 왠지 낭만도 함께 실은 듯한 이 기분~
떠나기 전에 175,000 킬로미터가 찍혀있는데
여행이 끝나고 나면 얼마가 되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드디어 시드니를 출발!!!
오늘의 목표는 무조건 시드니에서 멀어지기이다.
우리의 길잡이가 되어줄 네비게이션은 유럽 때와 마찬가지로 코파일럿(Copilot)이라는 어플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호기 좋게 멜번(시드니로부터 880km)으로 셋팅해 놓았다가 그다음에는 Albury(시드니로부터 550km) 그 다음에는...
점점 이렇게 줄다가 결국 멈춘 곳이 시드니에서 겨우 200킬로미터 떨어진 굴번(Goulburn)이었다.
당연히 첫날에는 뉴 사우스 웨일즈(New South Wales)주를 벗어나 멜번이 있는 Victoria주에서 하룻밤을 보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시드니 근처의 도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NSW주에서 가장 추운 곳이 굴번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호주 여행의 첫날밤은 가혹하리만큼 추웠다.
바람도 어찌나 불던지..
다음날 아침 찾아보니 이날 굴번은 -3도 였다.
이동 경로 : 시드니(Sydney) - 굴번(Goulburn)
이동 거리 : 2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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