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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 - 포트 저메인(Port Germein) 게잡으러 가요~ 본문

호주/호주 일주

호주 여행 - 포트 저메인(Port Germein) 게잡으러 가요~

자판쟁이 2013. 10. 28. 12:30

 

포트 저메인(Port Germein)

호주 여행 5일차

 

 

호주 여행 일정을 짜면서 남호주의 작은 마을에서 게를 잡을 수 있다는 정보를 우연히 찾았다.

사실 Ardrossan라는 도시가 포트 저메인보다는 도시 규모도 크고 게잡이로도 더 유명했지만

우리 일정상 포트 저메인으로 정했다.

 

포트 저메인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지만, 바다에서 살아있는 게를 잡는다는 사실에만 빠져

애들레이드를 지나자 기대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하지만 막상 찾아가려 보니 네비게이션에 검색도 잘되지 않고 이정표도 확실하지 않아서

오는 중에 몇 번이나 길을 헤매야 했다.

 

 

어렵게 도착해서 차를 세우니 도시를 감싸고 있는 정적과 황량함이 얼마나 강한지

바로 차를 돌려 도망가고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천리길을 달려왔는데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현지인에게 물어물어 우체국 근처의 한 곳에서 게 잡을 때 쓰는 망을 빌리고 미끼가 되는 생선을 샀다.

빌리면서 물으니 개잡이 철이 아니라 아마 한 마리도 못 잡을 수도 있다는 불길한 소리를 하셨다.

 

 

포트 저메인 제티는 1.5km로 이 주변에서는 가장 길다고 한다.

1.5km면 왕복 3km이니 한 번 왔다갔다하면 거짐 1시간이 소요되는 거다.

그러니 길떠나기 전에 마실 물이며 간식이며 꼼꼼히 챙겨야 했다.

 

 

누가 일부러 선을 그려 놓은 듯 갯벌과 바다 그리고 하늘의 경계선이 뚜렷하다.

 

 

계속 걸으니 넘실거리는 에메랄드 빛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제티 가장 끄트머리에 도착하니 우리보다 먼저 와 있던 부부가 오늘 잡은 걸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4시간이나 있었다는데 고작 한 마리 잡고도 어찌나 연신 자랑을 해대던지..

 

 

망에 미끼가 될 물고기 한 마리를 꿰어 넣고 바다에 던졌다.

우린 4시간이나 기다릴 여유가 없으니 눈먼 게라도 빨리 좀 잡혀줬으면 했다.

 

 

 

 

 

이런 걸 주식에선 초심자의 운이라고 하는가?

바다에 던졌던 망을 처음으로 끌어 올리는데 미끼 옆에 무언가가 보였다.

 

 

심~봤~~!!!!

 

 

4시간 동안 한 마리 잡은 아저씨는 크기가 너무 작은 거 아니냐며 참견 아닌 참견을 했지만

사이즈를 재어보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통과 가능한 사이즈였다.

 

 

호주에서는 어디에서 무엇을 낚든 간에 어종에 따라 놓아줘야 하는 사이즈가 있다.

 

 

그래서 빌린 망과 함께 준 양동이에는 노란색 자가 붙어있다.

게를 잡고 나면 왼쪽에 있는 노란색 자로 게딱지 크기를 재어봐야 한다.

 

 

너도 참 운이 없구나.

나 같은 사람한테 대번에 걸리다니..

 

 

우리가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부는 돌아갔고

우리만 홀로 남아 과자도 먹고 책도 보고 간간이 던진 망도 확인하면서 한두 시간을 보냈다.

 

 

단언컨데 포트 저메인은 호주 여행에서 가장 즐겁고 감성 돋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