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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자전거 여행 케언즈(Cairns) - Babinda 본문

호주/호주 자전거 여행

호주 자전거 여행 케언즈(Cairns) - Babinda

자판쟁이 2009. 10. 24. 06:47

 


언제나 그렇듯 아침에 일어나면 후회가 밀려온다.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는데 전혀 준비는 안 되어 있는 듯 하고..

분명 무언가를 빼놓고 가는 느낌인데도 겹겹이 둘러맨 가방은 어깨를 무겁게 누른다.

모든 짐을 이고지고 집을 나서는 순간

툭....툭..툭. 투투투투투투

비가 무섭게 쏟아진다.

 

집에서 15분 거리인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가방이고 옷이고 모두 흠뻑 젖어 있었다.

이쯤 되면 앞으로 펼쳐질 고생문이 문득 떠오르면서

그냥 가지 말까란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우여곡절 끝에 시드니에서 3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케언즈에 도착했다.

케언즈에서 이런저런 관광을 마친 후에

케언즈에 온 지 4일째 새벽

드디어 우리의 자전거 여행이 시작되었다.

 

 

출발은 상쾌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힘차게 시작되었으나

30분도 안 돼서 분수 같은 땀방울을 분출하며 "Stop Stop"을 외치는 M군이다.
 

 

케언즈를 떠나서 하루 종일 사탕 수수밭 밖에 나오질 않는다.

이렇게 땅덩어리는 넓고 볼거리가 없으니

호주는 자전거 여행지로는 인기가 없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털리 래프팅 때 들은 얘기로는 호주 설탕 생산량의 90% 가까이가 이곳에서 나오고

수출량도 굉장해서 이곳에 자연 재해가 나면

세계 설탕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비는 오락가락하고 해도 지려 할때쯤  Babinda에 도착했다.

황량한 길거리에 나와 있던 아줌마에게 캠핑장을 물으니 자기를 따라오라면서 차에 올라탄다.

친절한 아줌마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약 3Km쯤 갔을 때 우리 여행의 첫 보금자리인 캠핑장에 도착했다.

게다가 무료라니 이보다 더 행운 일 수 없다.

해가 지려 하니 쉴 틈도 없이 적당한 자리를 골라 빠르게 텐트를 쳤다.

 

숨을 돌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가장 중요한 샤워장, 취사장이 없다.

첫 날이라 너무 지쳤기 때문에 사 먹을 생각이긴 했지만 샤워장이 없는 건 정말 최악이다.

선크림을 덕지덕지 바르고 온종일 달리는 차 옆을 지나왔으니 온몸이 먼지투성인데다가

땀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는데 샤워를 할 수 없다니.....

 

어쩔수 없이 화장실 세면대에서 이리저리 물을 끼얹어가며 적당히 씻고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었다.

 

Cairns - Babinda 60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