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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2012년 유럽 자동차 여행

유럽 여행 - 벨기에 안트베르펜

자판쟁이 2013. 2. 12. 18:31

유럽 자동차 여행 6일차 - 벨기에, 안트베르펜

 

 

안트베르펜은 브뤼셀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서인지

천천히 아침을 먹고 출발했는데도 10시 이전에 도착했다.

 

너무 일찍 온 탓일까?

상점들은 다 문을 닫아서 길거리는 너무 한산했고 스산하기까지 했다.

 

 

여기서 잠깐!!!

안트베르펜은 어떤 도시인가?

 

 

안트베르펜은 16세기 최고의 부흥기를 맞아 한때 유럽 최대의 무역항이었으며

유럽 최초의 주식 거래소가 생긴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다이아몬드의 도시라고 불리며 전 세계의 60%가 넘는 다이아몬드 거래가

안트베르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바로크 미술 대표화가이자 벨기에의 국가적 상징이기도 한 루벤스가 자라고 생을 보낸 곳이다.

그의 대표작 '십자가를 세움(The raising of the cross)'과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Descent from the cross)' 등이 

안트베르펜 대성당에 전시되어 있고

이 두 작품은 소설 플란다스의 개의 소년 네로가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작품이며

소설 속에서 네로와 파트라슈가 죽음을 맞이한 곳이기도 하다.

 

 

 

 바로 시청사가 있는 흐로테 마르크트(Grote Markt) 광장으로 갔다.

다른 곳에는 사람이 없더니 이곳에는 그래도 꽤 많은 관광객이 있었다.

 

광장 가운데는 브라보상(Brabo Statue)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Druon Antigonus이라는 거인이 

스데헬(Scheldt) 강의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에게 통행료를 강제로 징수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돈이 없어서 못 낸 사람들의 손을 잘라 강에 버렸다고 한다.

이에 Silvius Brabo라는 한 병사가 이 거인을 응징하고

그가 했던 대로 똑같이 그의 손을 잘라 강에 던진 것을 기념하여 만든 조각상이라고 한다.

 

브라보가 들고 있는 것이 잘린 거인의 팔인데 거기에서 물이 나온다.

왠지 조금 잔인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나뿐인가.. 

 

시청사 건너편에 있는 길드 하우스이다.

길드란 중세시대 상공업자들이 만든 조합이다.

농업 생산력이 향상되어 잉여생산물이 발생했고 이를 다른 물품 등으로 교환하기 위해
안트베르펜 같은 도시를 중심으로 상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상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같은 직종에 속한 사람을 모아서 길드라는 이익단체를 구성했고
나중에는 이들이 힘이 막강해지면서

조합원이 아닌 상인의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독점권까지 행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맞아 공장이 들어서면서

수공업의 쇠락으로 이어졌고 이들의 세력도 운명을 같이 했다.

브뤼셀과 안트베르펜 같은 도시 광장 중심에

그들이 친목을 다지던 길드 하우스들이 아직도 남아
그들의 막강했던 세력을 보여준다.

 

벨기에에서 가장 높은 첨탑을 가지고 있으며 루벤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성모마리아 혹은 안트베르펜 성당으로 왔다.

하지만 웬일인지 관광객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이고 있길래

경비원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지금 예배 중이라 관광객은 2시간 후에나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네로는 은화 한 닢이 없어서

이 그림들을 볼 수 없었다는데

나는 무려 5유로나 낼 준비가 되어 있는데도 볼 수 없다니..

 

한국이나 일본인에게 이 교회의 루벤스 작품이 큰 의미로 다가오는 건

일본의 애니메이션 플란다스의 개 때문인데

사실 벨기에 사람들은 플란다스의 개라는 소설을 거의 알지 못한다.

루벤스의 작품을 보며 갑자기 네로와 파트라슈의 죽음이 떠올라 눈물을 보이면

벨기에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주 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미지 저작권 : Foto Ad Meskens

그로엔플라츠(Groenplaats) 광장이다.

벨기에의 국가적 상징으로 등극한 루벤스의 동상이 있는 곳이다.

성당에 못 들어간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아선지 루벤스 동상 사진도 찍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마르크트 광장에서 스헬데 강으로 이어지는 거리에서 찍은 성모마리아 성당이다.

아마 이 거리가 성당을 찍기에 가장 좋은 장소인 것 같다.

스헬데 강을 따라 걸으면 13세기 초 건축된 안트베르펜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스탄성(Het Steen)이 있고 

스탄성 바로 옆에 이런 조각상이 있다.

이 조각상은 Lange Wapper라는 이름의 전설 속 거인으로 아이들이나 술 취한 사람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다 둘러보고 안트베르펜을 떠나기 전에 화장실을 찾았다.

화장실이라 하기에는 너무 고풍스러운 건물이라

WC가 벨기에에서는 다른 의미인가 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네로 할아버지와 똑같이 생긴 분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화장실 가면서 이렇게 환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기분 좋게 50센트를 받으시고 친절히 안내도 해주신다.

화장실 내부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음악도 나오고 쾌적한 곳이었다.

 

그 옛날 네로는 우유를 배달해 생계를 꾸려가고

그의 할아버지는 환생해 화장실을 꾸려가고 있구나라는 쓸데 없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