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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패트릭 데이(St Patrick's Day) - 시드니 축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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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패트릭 데이(St Patrick's Day) - 시드니 축제

자판쟁이 2013. 3. 18. 11:40

 

시드니 축제 - 성 패트릭 데이

 

 

3월 17일은 성 패트릭 데이로 시드니에서는 매년 각종 행사와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성 패트릭은 아일랜드의 수호성이자 영국과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사람으로서

그의 기일 3월 17일은 아일랜드, 영국 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퍼레이드나 기념행사가 진행된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아일랜드와 외교 수립을 기념하는 의미로 청계천 광장에서 행사가 벌어진다고 한다.

 

올해 시드니에서는 10시에 식전 행사가, 12시에는 퍼레이드가 진행되었다.

퍼레이드에서 좋은 자리를 맡으려면 도로가 통제될 때부터 기다려야 하는데

시티에 도착하고 나니 이미 퍼레이드 시작 10분 전이었다.

시드니 시티에서 조지스트리트(George st)가 통제되는 경우는 일 년에 몇 번 되지 않는다.

타운홀 근처에 가보니 벌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키 작은 나는 콩콩 뛰어도 도저히 볼 수 없는 높이다.

조금이라도 볼 수 있는 자리를 찾다가 퍼레이드 출발점까지 올라갔다.

그 근처에 내 허리높이의 턱이 있었는데 다행히 한 명 정도 올라갈 수 있는 자리가 나서 붙잡고 올라갔다.

올라가서 보니 퍼레이드가 막 시작하기 직전이었다.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바로 음악이 울리고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성 패트릭이 등장했다.

성 패트릭 데이에는 전통적으로 모두 초록색 의상을 입는다.

초록색 옷을 입지 않으면 꼬집힌다는 지역도 있던데 시드니는 그렇지는 않다.

초록색은 성 패트릭이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를 설명할 때

잎이 세 개인 초록색 토끼풀을 사용했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성 패트릭 뒤로 옛 영국인 복장을 한 사람이 나왔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나 보다.

모두 떠나갈 듯 웃어 재끼는데 나는 반대편이라 듣지 못했다.

그 뒤로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가 나오고 그중에 북치는 곰돌이도 껴있다.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과 악기를 연주는 하는 밴드 뒤로

처음부터 나의 시선을 끈 인형이 나왔다.

어떤 의미의 인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뒤에 조정하는 사람들이 정말 힘들어했다.

아일랜드계 간호사 단체에서 나온 트럭이 그 뒤를 이었다.

처음에는 시큰둥한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연극처럼 연기를 시작하고는

아이 엉덩이에 주사를 놓는다.ㅋㅋ

 

아일랜드 주택을 재건한 듯한 트럭이었는데

실제로 나무도 자르고 불도 피우고 해서 먼지랑 연기가 장난 아니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항상 장사꾼도 오기 마련이다.

호주도 예외는 아니라서 사람 하나 지나갈 틈이 없는데

이 와중에 아일랜드 배지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퍼레이드에는 노년의 할아버지에서부터

어린아이까지

가족이 모두 참여해 함께 즐기는 모습이었다.

퍼레이드 막판으로 갈수록 홍보목적으로 나온 팀들이 많았는데

체육관 소개부터

베이커리 홍보

미용실 등에서 나와 샘플이며 빵을 나눠주고 갔다.

시드니에서 벌어지는 축제는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굳이 아일랜드 사람이 아니더라도 퍼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고

관람하는 사람들도 크게 신 경쓰지 않는다.

퍼레이드에 참여한 사람들도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기 보다는

성 패트릭 데이를 그저 즐기는 데 의의를 둔다.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쇼가 아니라서 시드니의 행사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