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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만리장성 홀 크릭(Hall Creek) China wall 본문
차이나 월
호주에는 만리장성이 있다? 없다?
아침에 일어나 텐트 밖을 나가보니 붉은 해가 머리를 빼꼼히 내밀고 있다.
이곳이 어제 하룻밤을 보낸 곳이다.
칠흑 같은 밤에 들어와 후다닥 텐트 치고 바로 잠들었더니 이렇게 넓은 곳인 줄도 몰랐다.
차 한 잔과 빵 쪼가리로 적당히 아침을 때우고 호주 만리장성이 있는 홀 클릭으로 고고씽~
그사이에 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더 예뻐 보이는구나~
홀크릭은 예전에 호주에 골드 러쉬가 한참일 때 세워진 도시인데
내가 관심이 있던 건 이 도시에서 6km 떨어진 곳에 있다는 차이나 월이었다.
이곳에 대해 알게 된 건 여행 전에 읽었던 Australia's most amazing places라는 책이었는데
인구 천 명이 조금 넘는 이 작은 마을에 생뚱맞게 중국 만리장성을 연상시키는 지명이라니~
내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쇼핑을 마치고 관광안내소에 가서 차이나 월의 위치를 물으니 흠칫 당황하면서
자기도 안 가봐서는 모르겠는데 아마 어디쯤일 거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아마 중국 만리장성처럼 그렇게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은 아닌가 보다.
주변을 몇 번 왔다 갔다 하면서 겨우 입구를 찾았는데 이때부터 비포장도로가 시작됐다.
차가 더는 들어가기 어려운 지점에서부터는 걸어갔는데
풀이 머리끝까지 자라서 차뿐만 아니라 걷기도 쉽지 않았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 아니다 보니 전혀 관리하지 않는 듯하다.
슬슬 실망하며 돌아가야 하나 싶을 때 즈음 드디어!!!
호주의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차이나 월이 등장!?
앵?? 근데 진정 이것이 전부란 말이냐!!
삐쭉 자란 풀들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구만~
고작 저런 돌무더기 따위를 만리장성에 빗대어 이름까지 차이나 월이라고 지었다니~
<< Australia's most amazing places >>
크게 실망하고 차로 돌아와 책을 읽어보니 이 돌 들은 인간의 물리적인 힘으로 쌓은 중국의 만리장성과는 달리 자연 스스로 만든 장벽으로 땅으로는 6m 위에 있지만, 지하로는 120km까지 이어질 만큼 깊은데 이런 형태의 암석 중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최대 크기라고 한다.
또 이렇게 읽어보니 대단한 곳인데 내가 너무 겉모습만으로 판단했나 싶기도 했다.
중국의 만리장성과 태생부터 다른 호주의 만리장성 차이나 월~
너무 볼품이 없어서 당황했지만, 그 의미를 알고 다시 보니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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