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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여행 - 벙글벙글 레인지 Piccaninny Walk 본문
벙글벙글 레인지
서호주여행
Cathedral Gorge에서 나와 Piccaninny Walk 쪽으로 갔다.
Cathedral Gorge에 도착하기 전부터 무지막지한 더위에 이미 지쳐 있었는데
어디서 또 힘이 나는지 Piccaninny 까지 걸어가게 됐다.
경고문에도 나와 있지만 벙글벙글 레인지를 대낮에 걷는 건 거의 자살행위나 다름없을 것 같다.
내가 걷기 시작했을 때가 아침 9시쯤이었는데 더 빨리 나오지 않은 걸 크게 후회했다.
Piccaninny Gorge 트랙은 왕복 30km로 최소 이틀은 잡아야 하는 코스인데
마땅한 캠핑장도 없어서 제대로 된 야생 하이킹을 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1인당 하루에 최소 3~4L 정도의 물을 들고 다니라고 하는데
텐트에 음식에 물까지 등에 지고 이 더위에 걷는다는 게 가능이나 한 일인지 모르겠다.
나는 800m 거리인 Lookout까지만 갔다 오기로 마음먹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역시 그늘은 눈을 씻고 찾아도 없구나~
이곳은 우기 때에는 물에 잠기고 거친 물살이 흐르는 강가인데 건기가 되어 바짝 마른것이다.
마른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데도 패여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강물이 실제로 흐르고 있는 것 같다.
내 생애 가장 긴 800m였다.
걸을수록 발걸음은 무거워지고 햇살은 뜨겁고~
거의 20분이 넘게 걸려 룩아웃에 도착했다.
Piccaninny Gorge 트랙을 따라 걸으면 여기서 보는 풍경 속을 실제로 걷는 게 된다.
고난의 행군이 되겠지만, 미지의 세계로 빠져드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트랙일 것 같기도 하다.
Piccaninny lookout에서 내려와 주차장에 가기 전에 The Domes Walk도 걸었다.
땀도 많이 흘리고 햇빛을 너무 많이 받아서인지 살짝 어지럽고 멍한 상태였는데
이대로 차에 돌아가 에어컨을 켜면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냥 계속 걸었다.
The Domes Walk은 그늘이 있어서 걷기는 훨씬 수월했는데
너무 지쳐서인지 어떻게 지나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The Domes Walk을 마지막으로 푸눌룰루 국립공원(벙글벙글 레인지) 여행이 끝이 났고
안내소에 들러 하산(?) 신고를 한 후 공원을 빠져나왔다.
가기 전까지 정보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던 푸눌룰루 국립공원~
미지의 길이 주는 긴장감은 롤러코스터보다 더 짜릿했고
푸눌룰루에 있는 내내 번지점프대에 서 있는 듯한 흥분감에 정말 행복했던
호주 최고의 국립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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