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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찔한 포토존 쉐락볼튼 kjeragbolten 본문

유럽 여행/유럽 자동차 여행

[노르웨이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찔한 포토존 쉐락볼튼 kjeragbolten

자판쟁이 2015. 1. 27. 12:30

세상에서 가장 아찔한 포토존

노르웨이 여행

 

 양 떼와 기분 좋은 만남을 뒤로하고 쉐락볼튼(kjeragbolten)으로 갔다.

근데 가는 길이 완전 지그재그~

정신없이 꺾어진다.

 

 

 

 

 

꼬부라진 길을 한참 올라가니 드디어 쉐락볼튼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드문드문 있다.

 

 

 

쉐락볼튼은 프레이케스톨렌, 트롤퉁가와 더불어 노르웨이 3대 하이킹코스로 손꼽히는데

세 곳 중에 가장 가파르고 거칠기로 정평이 나 있다.

 

 

등산화를 신고 올라갈 준비를 마쳤는데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주차비~

 

주차비 겸 국립공원 입장료인데

밤에 덴마크에서 배를 타고 노르웨이로 넘어와 

길거리에서 양 떼 몇 마리를 만났을 뿐

인간은 코빼기도 못 보고 쉐락볼튼으로 왔으니

우리가 노르웨이 돈이 있을 리 없었다.

 

동전이 없으면 옆에 식당에서 내라는데 식당 문은 굳게 잠겨있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내려와서 내겠다는 메모를 차에 남기고 일단 길을 나섰다.

 

 

 

 

 

쉐락볼튼 정상까지는 총 3개의 언덕을 넘어야 하는데

시작부터 저절로 허리가 굽어지는 오르막이 나온다.

등산화를 신어도 바람이 심하게 불면 뒤로 밀려서 

때때로 쇠사슬을 잡고 올라갔는데

등산스틱 때문에 손이 자유롭지 못해서 완전 애물단지였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뒤를 보니

벌써 발밑으로 다른 산봉우리가 보일 만큼 올라왔다.

 

 

악 소리 나는 첫 번째 고개를 하나 넘고 나니

지난 저녁에 페리 안에서 손바닥만 한 피자 한 조각을 먹고

아침도 거른 채 이 험한 산행을 감행했다는 걸 깨달았다.

 

차에 일주일 치 식량을 독일에서부터 실어 와서는

출발 전에 가방에 간식 하나 담지 않았다. ㅠ

 

 

걷기 쉬운 평지도 금세 지나갔고

또다시 헉헉거리는 언덕 등장~

 

 

 

 

 

첫 번째보다는 수월했던 두 번째 고개를 넘으니 만년설과 작은 호수도 보인다.

 

 

잠시 앉아 물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걷기 시작하니

무지막지한 경사의 언덕이 등장~

 

 

계속 이어지는 오르막이라 딱히 쉴 곳도 없다.

힘들수록 허기도 함께 밀려왔다.

무슨 생각에 먹을거 하나 없이 5시간 등반을 시작했을꼬~

 

 

3시간 가까이 쉼없이 올라오니 드디어 언덕이 끝이 났다.

 

 

하늘 위를 걷는 기분에 들뜨기도 잠시~

비바람이 미친 듯 불어댄다.

 

 

 

 

 

금세 나올 것 같던 정상은 비바람을 뚫고 40분을 넘게 걸어도 나오지 않더니

몸도 마음이 완전히 지쳐 한 발자국도 더는 못 간다 싶을 때 나왔다.

 

 

 

 

 

사람들이 모여 쳐다보는 있는 그곳이다.

오늘의 목적지~

노르웨이 최고의 포토존!!

 

 

다 온 줄 알고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듯

마지막까지 길이 참 험하다.

 

 

 

 

 

드디어 등반 시작 4시간 만에 바위 앞에 섰다.

두 절벽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저 바위는 해수면 984m 높이에 자리하고 있다.

올라갔다 떨어지면 국물도 없을 높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찔한 저 바위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전 세계의 여행자들이 3~4시간 험한 산을 넘어 이곳에 오는데

웬만한 배짱으로는 저 돌 위에 서기가 쉽지 않다.

 

 

 

 

 

이날은 비도 오는 데다가 바람이 미친 듯 불고 있어서

대부분은 아쉬운 듯 바라보기만 했고

정말 소수의 용자들만 저 위에 섰다.

 

 

 

특히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연인이 많았는데

남자들은 비교적 겁 없이 올라갔는데

손을 아무리 끌어도 저 상태에서 결국은 못 넘어갔던 사람도 있었고

올라갔다 겁먹고 바로 도망치듯 뛰어가는 걸

사진 찍고 가라고 붙잡아서 보는 사람 모두 웃게 했던 커플도 있었다.

 

 

 

 

 

 

딱 한 발만 뻗으면 되는데 나도 몇 번을 망설이다가 올라가지 못했다.

3시간 열심히 걸어 올라가서 노르웨이 최고의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못남겼다니~ ㅠ

 

지금 생각해도 아쉽지만

발밑으로 펼쳐지던 아찔했던 풍경을 생각하면 괜찮다고 위로하고 싶다.

 

아직까지 이 바위에서 낙상 사고는 한 번 없었다는데

나 같은 새가슴은 알아서 안 하니 가능했던 게 아닐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