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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

서울역사박물관 한발 늦은 삼일절 돌아보기

자판쟁이 2015. 3. 11. 09:30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지난 삼일절을 그냥 넘긴 게 영 아쉬워서 오랜만에 서울역사박물관에 다녀왔어요.

삼일절을 되돌아볼 만한 곳으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탑골공원이나 서대문 형무소도 있고

백범 김구 선생의 임시거처였던 경교장도 있지만

서울역사박물관도 일부분 삼일절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실이 있거든요.

 

 

 

 

 

 

위치 : 서울 종로구 세문안로 55

가는 방법 : 광화문역 7번 출구 or 서대문역 4번 출구

입장료 : 무료

주차료 : 최초 2시간 3,000원 이후 5분당 400원

 

 

많은 박물관이 그렇듯 월요일은 휴관이고요.

관람료는 무료!!

 

 

서울역사박물관은 조선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오는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데요,

1층은 기념품샵, 서울역사자료실, 기증유물전시실 등이 있고요,

3층으로 올라가야 전시실이 있어요.

 

 

서울역사자료실은 도서관 같은 분위기라 건너뛰고 기증유물전시실로 갔어요.

 

 

지금 서울역사박물관 기증유물전시실에서는 '응답하라 1994, 그 후 20년'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20년이 지난 물건도 유물이라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보기 힘든 20년 전 물건들을 모아놓았어요.

 

 

 

 

 

 

요즘 출산율이 낮아 문제라고 하는데 역시 통계를 보니 20년 전과 비교하면 출생이 많이 줄었네요.

 

 

서태지와 아이들의 LP판도 보이고 카세트테이프도 보이네요.

 

학창시절 늘어지게 들었던 카세트테이프들~

아직도 창고 어디에 모아두었는데 가끔 듣고 싶어도 카세트 플레이어가 없어서 들어볼 수가 없어 아쉬워요.

 

 

 

 

1층 기증유물전시실에서 나와 3층으로 올라갔어요.

3층 전시실은 1존 조선시대, 2존 대한제국기, 3존 일제강점기, 4존은 고도성장기의 서울 담고 있는데요,

오늘은 삼일절 돌아보기 취지로 방문한 거라 조선시대는 빠르게 보고 3존 일제 강점기로 갔어요.

 

 

 

 

 

 

대한제국기를 지나 일제강점기로 넘어오니 가슴 아픈 역사를 알리는 글귀가 많이 보였어요.

 

 

 

 

서대문이 단돈 205원, 쌀 17가마니 가격에 팔렸다는 것도 안타깝고

문화재 격인 성벽이나 성문들을 모두 허물어 버렸다니~

우리가 힘이 없어 자국 문화유산을 지키지 못한 것이니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오네요.

 

쓸데없는 상상이지만, 우리가 만약 일제강점기를 겪지 않았다면 지금 서울의 모습은 얼마나 달랐을까요.

 

 

 

 

놀이터로 변한 창경궁을 보니 그리스 아테네 신전이 갑자기 떠오르더라고요.

그리스인에게 아테네 신전이 상징하는 바가 얼마나 큰지 아시죠?

근데 터키가 그리스를 침공했을 때 터키인들이 그리스 신전 일부를 화약고로 사용하다가

화학이 폭발해 통째로 날려 먹었다고 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막 화가 났던 건 아무래도 우리 역사를 통한 감정이입이 아니었나 해요.

 

그 나라의 자긍심과 민족성은 역사에서 나오기에

가장 먼저 고생하는 건 그 나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문화재인듯해요.

 

 

 일제강점기 서울은 일본이 사는 남촌과 한국인이 사는 북촌으로 나뉘었다고 해요.

사진만 봐도 한국인이 거주했던 북촌보다 일본인이 거주했던 남촌이 거리도 번화하고 건물도 화려했던 게 보이네요.

 

 

 

 

민중이 독립을 위해 자발적으로 거리로 뛰어나왔고 조국의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린 날~

삼일절!

  

일제강점기 동안 우리 민족이 당했던 수탈과 학대를 말하자면 끝이 없지만

삼일절은 단순히 우리가 당했던 일에 분노하고 반일 감정을 일깨우기 위한 날이 아니라

그때 희생당했던 넋을 위로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충분할 것 같아요.

 

몇 년 전에 중앙박물관에 갔다가 백범일지에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에 나오는 글귀를 보고

그 자리에 얼음이 돼서 한참을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백범일지를 읽어봐야겠다 하고는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얼마 전 까칠양파님 블로그에서 보고 팍 떠올라서 요즘 백범일지를 읽고 있어요.

 

「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

 

이글은 김구 선생이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하고 2년 후에 쓴 글이라고 하는데요,

식민지 시대를 살아오며 분노가 쌓였을 만도 한데 우리는 남의 나라를 침략하지 않기를 희망하셨고

하루하루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에도 문화의 힘을 믿으셨다니 저절로 우러러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