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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여행] 태풍을 만나고 또랑에 빠지고~ 사건 사고의 연속 본문

유럽 여행/유럽 자동차 여행

[노르웨이여행] 태풍을 만나고 또랑에 빠지고~ 사건 사고의 연속

자판쟁이 2015. 5. 1. 12:30

노르웨이 여행 사건 사고

 

 

 

베르겐에서 나와 근처 캠핑장으로 갔다.

체크인을 하는데 주인이 오늘 바람이 강할 거라며 강가 근처에는 텐트를 치지 말라고 흘리듯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날 밤 우리를 덮친 건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태풍이었다.

 

강력한 바람에 텐트 폴대는 두 동강이 나면서 무너졌고 밖에 놔두었던 물건은 사방으로 날아갔다.

태어나 그렇게 강력한 바람은 처음이라 적잖이 당황했다.

 

비를 맞으며 부랴부랴 텐트를 접어 차에 넣고 화장실로 대피해 젖은 옷을 말리고 있는데

텐트가 무너진 사람들이 하나둘씩 화장실로 몰려들었다.

 

 

차에서 쪽잠을 자고 새벽에 눈을 떴는데

캠핑장 여기저기 처참하게 무너진 텐트 투성이었고

누군 건지 모르는 물건은 사방에서 구르고 있었다.

  

  

 

 

 

 

 

 

5만 원 넘는 돈을 주고 차에서 쪽잠을 잔 게 억울하기도 하고

부서진 텐트 폴대를 생각하니 앞으로의 노르웨이여행이 걱정되기도 하고~

 

 

피곤한 몸으로 캠핑장을 나와 조금 달리니 언제 태풍이 왔냐는 듯 해가 방긋 뜬다.

 

 

 

 

 

 ▲ Tvindefossen

 

가는 길에 폭포가 보이길래 잠시 차를 세우고 폭포 소리를 자장가 삼아 쪽잠을 잤다.

몸이 축축 쳐지면서 컨디션이 안 좋은 게 밤새 추위에 떨며 차에서 잔 게 확실히 여파가 있나 보다.

 

 

 

그런데 우리의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Voss를 지나가는 중에 어설프게 후진을 하다가 갓길에 빠져버렸다.

배가 고프던 차에 의자와 테이블이 보이길래 급하게 차를 세우고 후진을 해서 들어가다가 사달이 났다.

이왕 지나친 거 그냥 가고 다음을 기약했었어야 했는데 판단력이 흐려졌었나 보다.

 

뒷바퀴 하나가 붕 떠 있는 상태라 혼자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

리스카 회사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전화를 걸려면 공중전화를 찾아야 했다.

이런 국도에서 공중전화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려면 얼마나 가야 하나..

 

난감한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어디서 할아버지가 짠~ 하고 나타나셨다.

상황을 보더니 바로 끈을 꺼내 우리 차와 할아버지 차에 걸고 우리에게 밀라는 시늉을 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무사히 빠져나왔고 할아버지는 감사하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나셨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셨는데 왜 감사하다는 노르웨이 말은 그 순간 그렇게도 안 떠오르던지~

 

노르웨이여행 하며 감탄스러울 만큼 멋있는 절경을 많이 봤지만

그래도 노르웨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저 할아버지의 얼굴이다.

여행이 끝나고 그 여행지에 대해 돌이켜 봤을 때 남는 건 결국 사람이다.

볼거리가 아무리 많아도 사람이 별로면 그 여행지는 다시 가고 싶지 않아진다.

그래서인지 나도 한국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보면 다가가서 도와주게 된다.

내 나라도 다시 방문하고 싶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