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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배낭 여행 - 바라나시 가트 본문

아시아/네팔+인도

인도 배낭 여행 - 바라나시 가트

자판쟁이 2013. 7. 3. 22:07

인도 배낭 여행 - 바라나시 가트

인도와 바라나시에 대한 환상

 

 

보통 인도를 찾는 여행자들은 류시화나 한비야의 책을 읽고 어느 정도 환상을 가지고 인도에 간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바로 바라나시이다.

인도인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갠지스 강이 흐르고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는 신비한 이미지도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인도는 가장 오고 싶은 여행지이기도 했고 또 가기가 가장 두려운 여행지이기도 했다.

책으로 읽은 인도는 모험이 가득한 꿈같은 나라였고

현실 속의 인도는 고생할 각오를 단단히 해야만 할 것 같은 나라였다.

약간의 기대와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던 첫날밤이 가고 드디어 아침이 밝았다.

아침 일찍 가장 먼저 간 곳은 갠지스 강이 흐르는 가트였다.

가트는 강가에 있는 계단 길을 의미하는데

지난해에 왔던 비가 아직 빠지지 않고 있어서

아예 갈수 없거나

계단의 흔적조차 없이 저렇게 진흙으로 덮여 있는 곳이 많았다.

평화롭던 가트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저렇게 탁한 물에서 목욕하는 것이 인도인들 일생의 소원이라니..

머리로는 성스러운 종교의식이라는 생각을 계속 주입하지만

바로 옆에서 목욕에 한창인 소떼를 보면 정말 쉽지 않다.

 

여행을 다니면서 누군가의 문화를 내 판단 기준에 맞춰 재단하지 않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는 것 같다.

단순히 갠지스 강에서 목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 물을 병에 담아가기도 하고 입을 헹구기도 하며 심지어 마시기도 한다.

 

 

한 곳에서

어떤 이는 한 줌의 재가 되어 강에 뿌려지고

어떤 이는 생계를 위해 빨래를 하며

또 어떤 이는 그곳에서 엉덩이를 까고 볼일을 보는데도

전혀 상관없다는 듯 많은 이들이 성스럽게 만트라를 외우며 목욕을 한다.

 

가트 주변을 둘러보며 하루를 보냈다.

가트에 앉아 멍만 때려도 하루는 금방 간다.

가트 주변에는 무언가가 끊임없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해봤지만 인도만큼 독특한 가치관을 가진 나라를 보지 못했다.

바로 그것이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아닐까 한다.

여행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느끼는 것이라면

인도만큼 독특한 문화와 인간상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인도는 좋은 것이든 싫은 것이든 모든 면에서 내가 상상했던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