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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무이네 여행 ] 무이네 지프 사막 투어 본문
핸드폰은 바람을 타고~
베트남/무이네/무이네여행/무이네사막투어/무이네지프투어
무이네에서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재미~
무이네 사막 지프 투어!~
사막에서 일출 보고
다른 사막으로 옮겨 샌드보드 타고
어촌마을 들렀다가
베트남의 작은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는 요정의 샘까지 가는데
우리나라 돈으로 단돈 칠천 원~
4~5시간의 짧은 투어지만 리조트에서만 시간을 보내기가 지겨우면 한 번 가볼 만 한 투어이다.
전날 무이네를 자전거로 돌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한 여행사에서 인당 미화 6불에 예약을 했다.
예약증에 빨간색 볼펜으로 4시 반 픽업이라 적혀있길래
4시 15분부터 나가 기다렸는데
정착 지프는 5시 반이 넘어서 도착했다.
그렇게 늦디늦게 리조트에서 출발한 지프는 가는 길에 사람을 태우고~ 또 태우고~
무이네 리조트 여기저기를 순방했고
어딘가에 모여 더 큰 지프로 갈아타는 과정까지 더해져
우리는 차 안에서 일출을 맞이했다.
원래 사막에서 일출을 보는 게 컨셉인데 ㅠ
기사가 운전을 못 하는 건지
엔진 파워가 약한 건지
달리는 내내 그렁그렁 대던 지프를 타고 1시간여를 달려 화이트 샌드 듄 도착~!
시끄러운 엔진 소리에서 해방됐다는 안도감과 사막이라는 기대감에 차에서 가장 먼저 내렸다.
사막으로 걸어가며 습관적으로 주머니를 톡톡했는데
핸드폰이 없다. ㅠㅠ
리조트로 픽업 온 지프에서 사람을 계속 태운다고 자리를 여러 번 옮겼는데
그 와중에 주머니에서 빠졌나 보다. ㅠ
클라우드는 다 막아놨고 어플도 서버에 저장되는 건 안 쓰다 보니
4년 넘게 쓴 여행 일기와 사진, 가계부, 연락처, 새로 사서 몇 번 쓰지 않은 베트남 유심칩까지 모두 하늘나라로~ㅠㅠ
급한 마음에 지프 기사에게 리조트로 픽업 왔던 그 지프 기사 좀 찾아 달라 부탁했는데
무이네에서 이날 지프 기사로 일한 사람만 수십 명이고
누가 어디로 가서 누굴 픽업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단다. ㅠㅠ
조금 더 알아봐 달라 부탁하고 남들보다 조금 늦게 사막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걷는 내내 머릿속엔 핸드폰만 떠오르고
오늘 핸드폰 쓸 일도 없었는데 왜 들고나와서 이 사단을 만들었느냐며 자책도 해보고
아예 처음부터 사막 투어 같은 건 오지 말았어야 했다는 의미 없는 생각도 해보고..
그래도 모래 위를 걷다 보니 마음이 조금 안정되고
조금 더 일찍 도착해서 일출을 봤으면 좋았을 걸 싶었다.
쿼드 바이크도 다니고 사람도 많아서 사막 특유의 적막감은 안 들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은 곳이 주는 광활함이나 신비함 같은 건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화이트 샌드라고 하는데 아직 해가 덜 떴을 때 가서 그런지 하얗다는 느낌은 없었다.
멀리서 보니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모래가 하얀 것 같아 보이긴 했는데
우리는 남들보다 늦게 출발해서 더 깊게는 안 가고 중간에 돌아 나왔다.
길을 달려 두 번째 사막인 레드 샌드 둔 도착~
지프에서 내려 사막에 들어가자마자 판때기를 든 아주머니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대꾸 없이 계속 걸어갔는데 뒤에서 쫓아오며 십만 동에서 오만 동까지 셀프 흥정을 하셨다.
계속 걷다 옆을 보니 한 분만 남았길래
그 아주머니에게 삼만 동에 보드 한 개를 빌렸다.
투어에서 만난 처자 한 명과 나, 호남군 이렇게 세명이서 보드 하나로 타려 했는데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초칠도 다시 해주고
어떻게 타는지도 알려주고
우리가 타는 거 보더니 답답했는지 직접 시범도 보여주셨다.
시범을 보여주며 어찌나 아이처럼 까르르 웃던지~
모두 즐겁게 한 번씩 타고 지프로 돌아가려는데 아주머니가 십만 동이란다. ㅋ
우리가 딱히 부탁한 적은 없지만 스스로 와서 도와주고 초질도 해줬으니 값을 달라는 거다.
바가지인 걸 뻔히 알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이거 타는 10분 동안은 핸드폰 생각은 까맣게 잊고 한바탕 웃고 즐거웠다.
짜증 나고 우울할 수도 있는 하루였는데 덕분에 즐거웠으니 그 값이라 셈 치고
손에 3만동을 쥐여 주고 웃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남기고 돌아섰다.
지프로 돌아가서 기사에게 '핸드폰 못 찾았죠?' 하니 그렇단다.
더는 안 물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 하고 지금까지 여기저기 전화해 준 게 고마워 팁을 조금 줬다.
세 번째로 온 곳은 피싱 빌리지~
누구의 사진을 보면 바다와 베트남 고깃배가 자아내는 풍경이 멋지기까지 하던데
막상 와보면 악취와 쓰레기에 머리가 띵~해지는 곳이다.
기사가 내려가서 보고 오라고 했는데 함께 투어 했던 사람들 중에 단 한 명도 내려가지 않았다.
피싱빌리지에 도착한 지 1분 만에 모두 차로 돌아와 바로 요정의 샘으로 갔다.
무이네 사막 지프 투어의 마지막 코스 요정의 샘~
어린아이가 입구에서 신발을 맡아주고 5,000동을 받고 있었다.
돈 주기 싫으면 신발을 벗고 손에 들고 다니면 된다.
호남군은 한국에서 당한 사고 덕에 발을 꿰맨 상태라 이런 물에는 들어갈 수 없어 호남군은 차에 남고 나만 다녀왔다.
혹시 미끄러지기라도 할까 봐 카메라는 안 가져갔는데 생각보다 물이 깊지도 미끄럽지도 않았다.
사진이 없으니 아쉽긴 한데 베트남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할 정도로 멋있지는 않았다.
리조트에 돌아오니 9시 반~
조식 마감 시간이 30분 정도 남아서 리조트에 돌아오자마자 식당으로 직행했다.
핸드폰을 잃어버려 속은 쓰리지만 밥은 또 어찌나 맛난지~
밤 10시경에 카톡으로 전화를 하니 누군가 받긴 받았는데
우리 리조트 이름과 방이름, 사례금까지 듣고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견물생심이라고 가져간 사람이 잘못이겠냐
잃어버린 내 탓이지.ㅠ
잊자!
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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