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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자전거 여행 Mission Beach - Cardwell 본문
버리기를 죽기보다 싫어하는 M군을 반 협박해서 트레일러를 버리기로 했다.
100불 넘게 주고 새로 산 아이인데 버리는 게 조금 아깝기도 했지만
그제 하루 달고 다녀 봤더니 오르막에서는 정말 고통이었다.
짐도 꼭 필요하지 않은 건 최대한 버렸다.
출발하기 전에 그랬어야 했는데 미련하게 욕심을 못 버리고 이렇게 고생을 하고서야 깨닫는다.
짐을 줄여도 여전히 M군은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원래 빠른 사람이 뒤에 달리면서 따라가는 것이 맞지만
M군 속도를 맞추다가는 내 속이 터질듯하여
결국 먼저 가다가 적당히 쉴 곳을 찾으면 기다리기로 했다.
약속대로 적당한 갓길을 정해 담요를 깔구 누웠다.
엄마가 뇨자는 암데나 누으믄 안된다 했는데
딸래미는 암데나 등만 닿으믄 일단 눕고 본다.
그냥 그렇게 누워서 하늘을 보는 게 왜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말도 이런 오지에 누워있는 내가 신기했는지
막 뛰어와서 내 얼굴 한번 보고 히힝~하곤 또 막 저리루 뛰어 가기를 반복한다.
말도 사람이 그리웠나 보다.
나도 M군 말고는 캠핑장에 가기 전까지 사람 보기가 말 보기보다 어렵다.
가끔 친절히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구 지나가는 십대들을 제외하면;;;
11시~2시 사이에 내리쬐는 햇살은 고기를 구워도 될 듯하다.
그래서 6-12시 사이에 달리고 중간에 2-3시간 정도는 적당한 곳을 찾아서 간단히 점심 해먹고 낮잠을 잤다.
우리에게는 3주간의 시간이 있고 이렇게 가다가는 처음에 계획했던 브리즈번 근처도 못 가겠지만
미친 듯 브리즈번까지 간다 한들 무엇이 남으랴~
여행하는 과정을 즐기는 게 더 중요하고 그 종착지가 어디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3시가 넘어서야 오후 라이딩을 시작해 2시간 후에 Cardwell에 도착했다.
그중에서 가장 싼 인도인이 하는 캠핑장에 머물렀는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 취사장은 없고 샤워장은 열쇠로 잠가놔서 너무 불편했다.
어차피 텐트 치는 곳은 비싸 봤자 10불 정도 차이 나는데 쓸데없이 너무 아꼈나 보다.
Mission Beach - Cardwell 7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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