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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여행 - 비엔티엔 본문

아시아/라오스

라오스 여행 - 비엔티엔

자판쟁이 2013. 3. 5. 08:23

 

내 생애 최고의 여행지 라오스 - 비엔티엔

 

 

국경에서 로컬 버스를 타고 비엔티엔 터미널에 내렸다.

여행책자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어디로 가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정말 길치, 방향 치는 약도 없다.

일단 걸어보는 수밖에..

 

내가 가려던 숙소는 메콩강 근처였는데 아무리 걸어도 메콩강 근처도 가지 못하고 터미널 주변만 계속 돌고 있었다.

그러는 중에 우연히 이 청년에게 길을 물었다.

라오스 사람은 맞지만 자기도 초행길이라 잘 모르겠다며

나 대신 지도를 들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길을 물어봐 줬다.

가는 길이 복잡해서 한 블럭, 한 블럭 함께 걷다 보니

결국은 내가 머물려고 했던 게스트하우스까지 같이 가고 말았다.

 

그냥 헤어지기에는 아쉬운 마음에 점심이라도 함께하자 했더니 흔쾌히 그러자고 한다.

 

근처 식당에 들어가 내가 대접하겠다며 많이 시키라고 했는데도 달랑 국수 한 그릇만 시켰다.(많이 시켜도 되는데...)

그렇게 국수 한 그릇씩 쓱삭 비우고 나서 계산하려고 하니 자기가 이미 계산을 했다며 그냥 나가면 된단다. 헐~

 

기대도 안 했던 호사에 몸 둘 바를 모르고 있는데

비엔티엔에는 페이스북으로 만난 스님을 만나러 오는 길이었다며

나에게 라오스 절을 구경하러 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나야 물론 콜이징~)

그렇게 해서 이 스님을 만났다.

스님이 페이스북을 한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절에서 와이파이가 터지는 것도 참 신기했다.

절 구석구석을 보여주며 라오스 불교에 대해 열정적으로 말하는 모습이

지금은 어리지만 나중에 큰 스님이 될 듯했다.

그렇게 절투어까지 마친 후에 나는 눈치껏 둘만의 시간을 보내라며 절을 나왔다.

(사실 이 둘은 1년 넘게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대면한거라고 한다.)

 

비엔티엔에 와본 누구나나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비엔티엔에는 정말 볼거리가 많지 않다.

대부분 태국 국경을 넘어와서 루앙프라방이나 방비앵에 가기 위해 하루 쉬어가는 일정으로 이곳에 오곤 한다.

나도 물론 이 청년을 만나지 않았으면 그냥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숙소에서 온종일 티비나 보며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기대도 하지 않았던 만남이 있고, 친절한 사람들이 있어서 라오스 여행은 볼거리가 없어도 언제나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