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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헬부룬 궁전 본문
잘츠부르크 헬부룬 궁전 Hellbrunn
유럽 자동차 여행
잘츠부르크 시내를 보기 전에 헬부룬 궁전으로 먼저 왔다.
헬부룬 궁전은 1613~1619년 사이에 지어진 궁전으로
당시 잘츠부르크 대주교인 마쿠스 시티쿠스(Markus Sittikus)의 여름 별장으로 쓰였다.
마쿠스 시티쿠스는 유머가 넘치는 사람으로 정원 곳곳에 분수를 숨겨놓고
손님들을 초대해 그들이 곤란해 하는 모습을 즐겼다고 한다.
헬부른 궁전은 가이드 투어로만 돌아볼 수 있는데 운이 좋게 투어 시작 시간에 딱 맞춰 도착했다.
폭우 수준의 비만 빼면 말이다.
가이드는 간단한 인사를 하고는 바로 투어를 시작했다.
이런 저런 설명을 하고 분수를 틀기전에 의자에 앉을 사람은 손을 들라하는데
아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다.
날이 좋았으면 앉아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었을텐데
비도 오고 날도 추워서 모두 서로를 보고 웃기만 하니 가이드가 괜찮다며 분수를 틀었다.
의자에 앉았다면 아마 오줌 싼 아이처럼 바지가 홀랑 젖었을 거다.
가만히 보면 가운데 의자에서만 물이 안 나오는데 이곳은 대주교인 마쿠스 시티쿠스의 자리였다고 한다.
근엄하기만 할 것 같았던 400년전의 주교가 이런 장난을 했다니~
저렇게 멋진 조각상 가운데에 눈이 뒤집히고 혀를 낼름하는 캐릭터를 심어 놓았다. ㅎㅎ
잠시 실내로 들어온 사이 빗줄기가 더더욱 거세져서 가이드도 나가기 망설이는 듯했다.
비가 계속 오는 통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투어는 끝이 났고
다른 곳은 둘러볼 생각도 안하고 바로 차로 달려 갔다.
헬부룬 궁전 투어가 끝나면 옷이 젖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비에 젖어서 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도 어쩌랴.
폭우도 여행의 일부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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