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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자전거 국토종주

[자전거여행] 자전거 국토종주 첫째날 양평역 ~ 여주

자판쟁이 2015. 11. 6. 09:30

 

자전거 국토종주 첫째날

양평역 ~ 여주

4대강종주/4대강자전거도로/자전거여행/자전거여행코스/자전거라이딩

 

 

자캠(자전거캠핑)으로 계획했던 이번 여행은 호남군이 호주에서 가져온 트레일러에 문제가 생기면서 첫날부터 틀어졌다.

트레일러와 씨름하기를 하루하고 반나절~ ㅠ

출발을 더는 미룰 수 없어 호주에서 바리바리 가져온 캠핑용품을 모두 뒤로 한 채 최소한의 물건만 챙겨 양평역으로 갔다.

 

늦은 출발에 마음이 상한 채로 양평으로 향했는데 지하철에서 어떤 중년의 남자분이 호남군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셨다.

영어로 어디서 왔냐, 온 지 얼마나 됐냐 등의 대화를 주고받더니 나에게 오늘 어디까지 가냐 물으셨다.

최대한 멀리 가려 한다 했더니 아저씨가 시계를 한번 스~윽 보시고는 첫날인데 무리하면 안 된다며 여주까지 가라 하셨다.

 

계획했던 일정을 생각하며 계속 마음이 조급했는데 아저씨가 천천히 가야 멀리 간다는 말을 계속해주신 덕에 서두르라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호남군이 등치는 산만 하지만, 인상은 순한 편이라 먼저 말 걸어오는 사람이 많은데 이날 딱 알맞은 타이밍에 좋은 분이 말을 걸어주신 것 같다.

 

 

 

 

양평역에서 내려 양평 군립 미술관으로 향했는데 약 1km 남짓한 거리를 헤매고 헤매서 1시간 만에 도착했다.

네이버 지도가 현재 위치를 못잡아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는데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알려주셨다. ㅠ

 

 

시간이 늦어져서 내부는 못 들어가고 외부 설치미술만 둘러봤는데

말로는 바쁘다면서 굳이 싫다는 호남군을 총구 앞으로 밀어놓고는 웃어라~ 울어라~ 그러고 있다.

 

 

 

 

양평 군립 미술관 안쪽에 스탬프 박스 발견~

호남군에게는 대망의 첫 번째 스탬프고 나에게는 .. 몇 번째지?

암튼 찍었다. 쾅! 쾅!!

 

 

양평 군립 미술관부터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주~욱!!

 

 

날씨 좋고~

풍경은 더 좋고~

 

 

 

 

시원한 풍경을 뒤로하고 만난 오늘의 언덕!

지하철에서 만난 아저씨가 언덕 하나만 잘 넘으면 된다고 하셨는데 그게 바로 후미개고개였다.

 

▲ 경사도 10%의 후미개고개

어느 정도 올라가다가 기어도 다 털리고 중간부터는 끌바로 갔다.

이 정도의 업힐은 그냥 올라갈 수 있다 생각했는데 짐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정말 컸다.

자전거가 호남군의 몸무게를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모든 짐은 내 자전거에 실었더니

오르막을 만날 때마다 누가 뒤에서 잡아끄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언덕 중간쯤 오르니 식당으로 보이는 가게가 있었다.

 

 

목도 타는데 뭐라도 한 잔 마실까? 물어보려 하니 호남군은 벌써 저 멀리~ ㅠ

 

 

짐 때문에 중심 잡는 게 어려워서 끌바 할 때는 내 자전거를 호남군에게 줬는데 그래도 참 잘 올라간다.

 

 

낑낑대며 가다 앞을 보니 혼자 좋다고 뭘 마시고 있었다.

말도 안 통하는데 저런 건 또 어쩜 저리 잘하는지~

 

나도 정상에 올라가니 아주머니께서 고생했다며 찬물 한 잔을 주셨다.

 말을 들어보니 아까 봤던 천막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인데 언덕 중간이라 아무도 안 온단다.ㅋㅋ

그래서 꼭대기에서 국토종주 하시는 분들한테 찬물도 나눠 주고 음료도 팔고 그러신단다.

 

사장님 부부와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내리막으로 들어섰는데 속도 조절이 안 돼서 식겁했다.

내리막에서는 드롭바 하단을 잡았어야 했는데

로드 자전거로 바꾸고 이런 내리막이 처음이라 상단 후드를 잡았더니

브레이크를 잡아도 계속 밀려 내려갔다.

 

사장님이 급경사 커브라 사고 자주 난다는 말을 듣고 처음부터 속도를 줄였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날아갈 뻔했다.

 

 

<<  양평역 ~ 이포보 구간 동영상  >>

 

 

언덕을 쌩하고 내려와 이포보 인증센터 도착~

 

 

 

 

오늘 두번째 도장 쾅!

 

 

양평군립미술관에서 이포보까지는 16km, 1시간 거리라는데 우린 거의 1시간 반이 걸려 도착했다.

언덕에서 끌바도 했고 물 마시며 사장님 부부와 한참 수다를 떨기도 했지만, 더 큰 이유는 싣고 달리는 짐 때문인 것 같다.

짐이 있으면 평소보다 힘은 배로 들고 평속은 뚝 떨어지는데 1시간 남짓 달리고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양평역에서 출발해서 한 20km 정도 달렸는데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하철에서 만난 아저씨가 한 말이 맞았다.

이 페이스라며 여주쯤 가면 해가 질듯했다.

 

 

이포보에서 여주보로 가려면 직진해야 하는데 다리가 예뻐서 반대편까지 다녀왔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야 하는데 보고 싶은 건 다 보고 간듯하다.

 

 

 

 

여주보까지는 안 쉬고 달려 1시간 만에 도착!

14km인데 1시간이나 걸리다니~ ㅠ

종주 시작 전에 사람들이 평속 15km 정도 생각하고 달리라고 하면 콧방귀를 꼈었는데 달려보니 딱 그렇게 나왔다.

한강에서 탈 때는 천천히 달려도 평속 20은 나오는데 낯선 도로에 짐까지 더해지니 평속이 뚝 떨어졌다.

 

 

여주보에서 오늘의 마지막 도장 꽝!

 

 

여주 시내에 들어오니 어둑어둑~

자전거 도로 근처에 있는 모텔 몇 곳을 가보고 라인 모텔이라는 곳에 짐을 풀었다.

첫날이라 돈 아낀다고 30,000원에 여관에 가까운 모텔에 들어갔는데 시설은 많이 열악했다.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여주 시내로 나갔다.

모텔에서 약 1km 정도 걸어가 여주 시청을 지나니 조용했던 자전거 도로와는 다르게 사람도 많고 시끌벅적 했다.

 

 

중앙로를 기웃기웃하며 식당을 찾다 개업 할인 행사를 하는 돈까스집으로 들어갔다.

 

 

 

 

자전거를 타면 칼로리 소모가 심해서 질보다는 양으로 배를 채우는데

4,000원짜리 돈까스치고 양도 푸짐하고 맛도 괜찮았다.

 

 

돈까스 하나씩을 비우고 입가심으로 시원한 냉면~

 

 

든든히 먹고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호남군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평소 여주에 오면 영릉, 세종대왕릉도 보고 신륵사도 가보고 싶었는데

이곳들을 보려면 관람 시간인 오전 9시까지 기다려야 하고

또 다 보고 나면 정오나 돼야 출발할 수 있으니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됐다.

출발 전 호남군에게 분명 다양한 한국 문화 유산을 보여주겠노라 했는데 출발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발목을 잡았다.

 

 

 

자전거 국토종주 첫째날

 

여정 : 집 - (지하철) - 양평역 - (자전거) - 여주

라이딩 거리 : 37km

라이딩 시간(휴식포함) : 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