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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자전거 국토종주

[자전거국토종주/자전거여행] 넉넉한 인심의 무심사

자판쟁이 2015. 11. 21. 11:30

 

자전거 국토종주 대구 ~ 무심사

4대강종주/4대강자전거도로/자전거여행/자전거여행코스/자전거라이딩

 

 

대구에서 반나절 알차게 김광석길, 근대골목을 걷고 

서문시장에서 다양한 음식도 맛보고 난 뒤

다시 자전거 국토종주 길에 올랐다.

 

 

가뭄이 전국을 휩쓸었던 올해~

내가 자전거여행을 시작한 6일 동안 무려 4일이나 비가 왔다.

그나마 오후가 되자 비가 조금 잦아들었는데

그래도 잔뜩 화난 듯 찌푸린 하늘이 언제라도 비를 뿌릴 기세였다.

 

 

흐린 날씨라 자전거 도로가 한산했는데 사문진 나루터로 오니 시끌벅적했다.

사문진 나루터는 가족 나들이 하기도 좋고 주막촌에서 한잔하기도 좋아서 대구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한다.

 

 

사문진 나루터를 지나고 나니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썰렁~

 

 

국토종주 중에 비, 언덕 다음으로 괴로웠던 게 역풍이었다.

어쩜 이리 한결같이 반대로만 부는지~

 

특히 이날은 비가 와서 그런지 자전거가 휘청일 정도로 강풍이 불었다.

그게 등 뒤에서 밀어주면 정말 좋으련만

바람이 귀싸대기 때리듯 얼굴에 착착 감겼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강풍까지 부니 그나마 간간이 '안녕하세요' 하던 사람들도 다 사라지고

자전거 도로에는 적막만 흘렀다.

 

역풍이 부니 힘은 두세 배로 들고

평지가 계속 이어지니 슝하고 내려갈 내리막도 없고~

 

무엇으로 힘을 돋울까 하다 국토종주 시작하고 처음으로 음악을 틀었다.

아무도 없으니 미친 척 노래도 따라 부르고~

 

 

안동댐을 지나 191km를 달렸고

남아있는 거리가 194km~

 

처음에 시작했을 때만 해도 완주 같은 거에 목숨 걸지 말고 천천히 즐기면서 유유자적하게 가자 했건만

어느 순간 스탬프 찍는 맛에 빠져 남은 거리를 확인하고 누리는 시간보다 달리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오늘의 첫 번째 인증센터 달성보 도착~

 

 

 

 

그전까지는 전망대가 있어도 그냥 지나쳤는데

달성보에는 엘리베이터가 있길래 한번 올라가 봤다.

 

 

날이 좋았으면 풍경이 더 좋았으련만~

 

 

 

 

달성보에서 잠시 쉬고 합천 창녕보로 출발~

 

 

달성보에서 합천 창녕보까지 자전거 국토종주길은 다람재를 넘어야 한다.

다람재 길은 부분적으로 비포장이라 로드 자전거가 달리기 어렵기도 하고

다람재 경사도 소문이 자자해서 우회하는 게 보통이다.

 

 

우리도 우회 길을 선택했는데

우회길은 달성보 인증센터에 지도와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 있고

우회길을 따라 이정표도 잘 되어 있다.

 

 

찾아가는 건 나쁘지 않았지만

인도에 빨간 칠만 해 놓은 자전거 도로라 노면이 너무 안 좋았다.

 

 

 

 

인도길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국도를 따라 달린다.

갓길이 넓은 편은 아닌지만 차량 통행이 잦지 않아서 그럭저럭 달릴 만했는데

그래도 차와 함께 달릴 때는 항상 긴장하며 달리게 된다.

 

 

 

 

 

 

어느 순간 우회도로 안내가 사라져 네이버 지도를 켜고 달렸는데 

지도를 따라가니 공사구간이 나왔고 길이 막혀 버렸다.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이오

 

 

지도를 보고 다른 길로 돌아가면 또 다른 막다른 길이 나오고~

 

 

헤매고 헤매다 정말 어렵게 길을 찾았다.

얼마나 헤맸는지 어떻게 찾았는지도 모를 정도다.

우리가 헤맨 곳이 구지면이라는 곳인데 새로 생긴 산업단지라 여기저기 공사가 많아 그런 듯하다.

 

 

미로 같았던 구지면을 벗어나 드디어 다시 자전거 도로로 돌아왔다.

 

 

 

 

 

 

국도를 따라 달리며 긴장한 마음이 자전거 도로로 돌아오자 사르륵 녹아내렸다.

역풍이 불어도 언덕이 나와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마음이 편하다.

강가를 따라 달리는 풍경도 좋고~

 

 

 

 

얼마 달리지 않아 무심사 우회도로 분기점이 나왔다.

무심사 우회도로는 거리도 4.3km로 짧고 경사도 거의 없는데

구지면에서 너무 헤맨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우회도로 말고 국토종주길을 따라 무심사로 가는 정공법을 선택했다.

 

우회할까 말까는 순전히 여행자 마음이다.

빠르고 편하게 가려 하면 우회길로 가면 되고

천천히 끌고 가도 괜찮다는 생각이면 그냥 국토종주 길로 가면 된다.

 

서로 장단점이 있는데 우회길은 국도를 달리는 거라 풍경이랄게 거의 없는 반면

우회길이 있는 국토종주길은 보통 고개를 넘어가기에 풍경이 좋다.

 

 

우회도로 표시를 얼마 지나지 않아 무심사가 나왔다.

무심사로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심해 끌고 올라갔다.

 

 

길을 확실히 몰라 무심사에 가서 길을 물었는데

이제 곧 해가 질 건데 웬만하면 내일 아침에 출발하라 하셔서

얼떨결에 무심사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됐다.

 

 

지나가는 여행자에게 무료로 방을 내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저녁까지 차려주셨다.

 

 

 

 

배부르게 차려주신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강아지가 우리를 보자 부리나케 도망갔다.

인심 좋은 절간에서 무슨 겁이 저리 많나 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얼마 전에 누가 저 아이 엄마를 훔쳐갔단다.

아무리 훔쳐갈 게 없어도 절에 들어와서 개를 훔쳐가다니~

 

 

 

 

자전거 국토종주 6일 차

  

이동 구간 : 대구 ~ 무심사

이동 거리 : 60km

이동 시간 : 4시간(휴식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