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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자전거 국토종주

경주여행 불국사

자판쟁이 2015. 11. 24. 11:30

 

불국사

경주여행/자전거국토종주/국내여행

 

 

 

자전거 국토종주 길의 종착지인 부산 을숙도까지 27km를 남겨 놓고 자전거 여행에 잠시 쉼표를 찍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래저래 일정이 꼬이면서 볼거리를 다 건너뛰고 쉼 없이 달리기만 한 게 호남군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호남군이 한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경주가 양산에서 멀지 않아 잠시 경주에 다녀오기로 했다.

 

 

느긋하게 일어나 모텔 건너편 식당에 가서 아침도 먹고 

리모컨 딸깍거리며 티비도 보다가 여유 있게 출발했다.

 

 

양산 버스터미널에서 경주로 가는 버스표를 사고

호남군이 자전거를 버스에 싣고 있었는데

기사분이 달려오셔서 다짜고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요는 화물칸 두 칸 쓰지 말고 하나에 겹쳐 넣으라는 건데 왜 처음부터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 외국인한테~

 

한국 시외버스 기사들이 조금 거칠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기사님이 원하는 대로 자전거를 옮겼는데

떠날 때까지 그 누구도 화물칸에 손도 안 댔고

우리가 경주에 도착해 자전거를 꺼낼 때도 화물칸은 텅 비어 있었다.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예약해 놓은 숙소로 갔다.

 

 

도난의 위험이 있어서 자전거는 방으로 가져가야 했는데

우리가 아고다를 통해 예약한 방은 자전거 두 대가 들어갈 만큼 넓지 않아서

죄송하게도 사장님이 무료로 방을 업그레이드 해주셨다.

 

자전거 때문에 버스 타서 욕먹고 숙소에서 눈치받고~ ㅠ

자전거 여행은 자전거만 타는 여행이 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자전거 안 탈 때는 완전 애물단지다.

 

 

자전거를 방에 옮겨 놓고 일단 밖으로 나와 가장 만만한 불국사로 갔다.

 

 

 

 

 

 

내 생각에 불국사는 쓸데없이 넓지 않아서 좋은 것 같다.

지도상으로는 크기가 잘 가늠이 안 가겠지만,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다.

 

 

천천히 걸으며 불국사에 마지막으로 온 게 언제였는지 생각해보니 얼추 십 년은 된 것 같다.

한때 경주가 좋아서 매년 한두 번은 꼭 찾았었고

호남군이 2003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도 가장 먼저 데려갔던 곳이 경주였는데 그동안 너무 잊고 살았다.

 

 

 

 

 

 

천왕문을 지나면 불국사를 지키는 사대천왕이 나온다.

사대천왕은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는 왕인데 보통 사찰 초입에서 볼 수 있다.

절 마다 생긴 거는 조금씩 다르지만, 손을 보면 보통 비파, 보검, 용, 불탑 등을 들고 있는 게 비슷하다.

 

 

 

▲ 상단 16단은 청운교, 하단 18단은 백운교

사대천왕의 호위를 받으며 불국사 내부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청운교와 백운교다.

예전에는 이 계단을 넘어 불국사 내부로 들어갔다고 하는데 지금은 눈으로만 볼 수 있게 해놨다.

 

 

청운교 백운교 옆에는 극락전으로 향하는 연화교와 칠보교가 있다.

생긴 건 청운교 백운교와 비슷하지만, 연화교 칠보교가 10단, 8단으로 조금 짧다.

 

 

 

 

 

 

10원짜리 동전의 주인공 다보탑~

 

 

 

 

다보탑 건너편에서 수술 중인 석가탑~

 

 

불국사 여기저기에 일본인의 흔적이 남겨져 있는데 대웅전과 다보탑이 대표적이다.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소실 된 후 다시 지어졌고

다보탑 사자상 3마리는 일제 강점기 시절에 도난당한 후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 관음전

 

 

 

 

예전에 불국사에 오면 항상 수학여행 온 학생들과 마주치곤 했는데 이날은 전혀 보질 못했다.

쉴 틈 없이 재잘거리는 소리에 머리가 지끈해 질 때면 

빨리 단체 사진이나 한 장 박고 사라지기를 바랐는데

막상 또 아이들이 없으니 은근 서운하기도 했다.

요즘은 해외로 많이 간다더니 경주가 잊혀질까 걱정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