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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호주 여행

호주여행 - 배링턴 탑스 국립공원(Barrington Tops National Park)

자판쟁이 2013. 7. 23. 13:48

 

호주여행 - 배링턴 탑스 국립공원

(Barrington Tops National Park)

 

 

 

배링턴 탑스 국립공원은 시드니에서 약 320km 떨어진 곳으로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지만

호주 내에서도 그렇게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다.

 

호주 대부분의 유명 관광지가 해안을 따라 있는데

배링턴은 내륙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오기가 조금 번거롭다는 것이 아마 그 이유일 것 같다.

 

내가 배링턴 탑스 국립공원을 찾은 이유는

2박 3일간의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걸으면서 야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네비없이 지도만 보고 찾아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날씨가 급격히 안 좋아지더니

진눈깨비가 내리고 앞이 안 보일 정도의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안개는 점점 심해지는데 중앙선도 없는 비포장도로를

정말 엉금엉금 기어가듯 달렸다.

 

국립공원 내부로 깊이 들어갈수록

간간이 보이던 차도 전혀 보이지 않아서

혹 기상상황 때문에 도로가 통제된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캠핑 할 생각에 3일 치 식량까지 차에 싣고

5시간 만에 도착을 하긴 했는데..

안돼

 

소복히 쌓여있는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호주에서 처음으로 보는 눈이 얼떨떨하기도 하고

정말 오랜만에 보는 눈이라 반갑기도하고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이 정도 기상상태면 일단 캠핑은 물 건너갔지만

갈 수 있을 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우리 차가 갈 수 있는 지점까지 차를 몰고 갔다.

 

 

다른 차량은 본지도 한참 됐고 핸드폰도 전혀 터지지 않으니

만약 여기서 고립된다면 큰일이라는 걱정이 들면서도

막상 눈을 보니 어린아이처럼 뛰어다니게 된다.

 

 

신기함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끼며 천천히 걸어가는데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지만

저 멀리서 보이는건 말 무리였다.

 

 

 

서로 신기해서인지 한참을 먼거리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한 발을 내딛자

말 들이 순식간에 모두 달아났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안개 낀 국립공원에서 말들과의 조우라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날씨만 좋았다면 3일 치의 식량과 텐트를 어깨에 메고

이 길을 따라 12km를 걸어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캠핑장에서 캠핑을 했을 것이다.

 

 

 

 

 

5시간을 달려와서 미처 1시간도 채 있지 못하고 떠나는 게 아쉬웠지만

기상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공원을 빠져나왔다.